- 뭘 해야 먹고살 수 있을까
취준생 특강을 나가서 받는 질문이나 사회초년생들에게 받는 질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커리어 패스입니다. 즉, HRD라는 직무로 회사에서 얼마나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느냐는 것이죠. 특히나 요즘은 한 회사에서 경력을 모두 밟아가는 전통적인 경력경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능력이 닿는 한 다양한 경력을 쌓는 것 까지 생각을 많이 합니다. 이 바닥에서 말하는 '프로틴 경력 태도'라는 것이 몸에 밴 세대이기 때문입니다. 저 같은 경우도 아직까지 회사에서는 중간층 정도이지만,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많기 때문에 다양한 자료들을 찾아보고 선배들의 모습들을 보면서 여러 가지 경력 경로를 보았습니다. 생각보다 다양한 HRD담당자가 조직 내에서, 그리고 조직 밖에서 쌓을 수 있는 대표적인 커리어 패스에 대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HRD 업무를 정말 좋아한다면, 베스트 경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인재개발원 정도는 있는 규모의 회사에서 겪을 수 있는 경로입니다. 입사할 때부터 HRD담당자로 들어와서 계속하여 HRD업무를 하면서 성장하는 케이스죠. 보통 조직 내에서 HRD업무를 계속하더라도 본사-사업부-인재개발원 등 사이트를 여러 군데 돌면서 다양한 HRD 경험을 겪게 됩니다. 경력의 최종 종착지는 인재개발원장 또는 CLO정도입니다. 경력을 차곡차곡 쌓아 나갈 수 있다는 점은 가장 큰 장점이며, HRD 담당자 외에는 다른 업무는 하기 힘든 것은 단점입니다.
대기업 및 중견기업 모두 가능한 경로입니다. HRD업무를 하다가 HRM 쪽으로 업무 경력을 전환하는 경우죠. 이후 다시 HRD로 올 수 도 있고, HRM에 남아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회사에서 HRD는 HRM에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HRD 전문가로 성장하는 것도 어느 정도 한계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HRD 팀의 수장은 HRM 출신이 순수 HRD 출신보다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 내에서 성장을 원한다면, HR의 전반적인 업무를 겪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경력의 최종 종착지는 CHRO정도입니다. HR의 전반적인 경력을 쌓아서 시야를 넓힐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며, 순수 HRD 경력을 쌓을 수 없다는 점은 단점입니다. 보통 이런 경우에 순수 HRD만 하고 싶다면, 어느 정도 경력을 쌓은 후에 이직을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HRM만큼은 아니지만, HRD도 컨설팅 경력은 업무 역량 향상에 큰 도움이 됩니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경력 경로는 HRD컨설팅 - HRD담당자로 가거나, HRD담당자 - HRD컨설팅 - 다시 HRD담당자, 또는 HRD담당자 - HRD컨설팅 - 전문 강사 정도가 있습니다. 즉, 경험 후에는 조직 안에서 HRD 스페셜리스트로 남아있거나 외부 활동을 하게 되겠죠. 장점은 앞에서도 말한 대로 개인의 경쟁력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이며, 단점은 컨설팅 업계가 업무량에 비해 보수가 낮다는 점입니다. 추가적으로 이전에도 말한 듯이 컨설팅 경력을 쌓기 위해서는 메이저 회사에서 영업이 아닌 순수 컨설팅 업무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HRD 담당자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하면, 전문 강사라는 한 가지 경로가 다른 직무에 비해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다른 직무도 회사를 그만두고 강의는 할 수 있겠지만, HRD 담당자는 교육 자체가 업무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많은 정보를 얻고 미리 준비를 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기획력/PT/문제 해결/커뮤니케이션과 같은 공통역량의 경우는 시간이 지나도 회사 생활을 한다면 꾸준히 필요한 역량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먹고 살 거리가 있습니다. 보통 HRD 담당자를 하면서 내부 강의나 퍼실리테이션을 많이 겪는 사람들이 유리하며, 기회가 없는 경우 없는 교육도 만들어서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전에 역량을 더 키우고 네트워크를 넓히기 위해 HRD 컨설팅 회사를 겪고 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보통 위에 말한 공통역량 정도는 다 커버해야 하며, 그중에서도 본인의 전문 분야를 1가지씩은 가져가는 것이 좋습니다. 코칭이나 퍼실리테이션과 같이 방법론에 전문가인 사람도 있고 리더십이나 성과관리처럼 내용에 대한 전문가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퇴직 후 40대 중반 정도에 많이 시작했다면, 최근에는 보다 젊은 강사를 많이 찾아서 30대 후반 정도에 많이 진출하는 것 같습니다. 장점은 프리랜서로서 자신의 시간을 자유롭게 쓰면서 능력이 좋다면 월급쟁이 이상의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며, 단점은 강사 시장 자체가 녹녹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특히 회사에서는 자신의 강의가 먹혔지만, 회사 밖에서 먹히지 않아서 고전하는 사람들도 많이 봤기 때문에 홀로서기 전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HRD가 아무래도 교육적인 부분이 많다 보니, 학문적인 측면을 추구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교육대학원은 많기 때문에 회사를 다니면서 석사를 취득하고, 이후 회사와 병행 또는 회사를 그만두고 박사로 진학합니다. 유학을 가는 분들도 간혹 있습니다. 사실 저도 여유만 있다면 해보고 싶은 경로네요. 새로운 것을 배우고 연구를 할 때는 회사에서 업무를 하는 것과는 다른 쾌감이 있습니다. 장점이라면 역시 본인이 하고 싶은 공부를 계속해서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대신 단점은 그만큼 되기가 힘듭니다. 일단 박사 자체도 되기 어렵지만, 박사를 따고 나서도 교수로 일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자대 출신 학사에 해외 석박사도 굉장히 많기 때문이죠. 현실적으로 회사 업무를 하면서 주말에 시간 강사 정도만 활동할 수 있다면 베스트라고 생각합니다.
큰 회사가 아닌 이상, HRD담당자들은 한 3년 정도 업무를 하면 자신의 경력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대부분의 회사에서 HRD부서의 입지가 넓지는 않기 때문에 계속해야 할지 고민이 많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제가 쓴 경로 외에도 할 수 있는 일들은 무궁무진합니다. 어쨌든 작성한 내용이 향후 경력 선택 시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