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가지인가요 4가지인가요?
Q) HRD의 구성요소는 어떤 책을 보면 3가지로 말하고, 어떤 책을 보면 4가지로 말하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이 더 맞는 것일까요?
다양한 의견들이 있지만, HRD의 시초는 대부분 제2차 세계대전을 꼽습니다. 전쟁에 필요한 군인들을 단기간에 효율적으로 교육시키기 위해 정형화되고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게 된 것이죠. 이 당시 장교 대상 훈련은 지금의 리더십 교육의 시초가 됩니다. 이후 경력개발과 조직개발이 HRD의 영역으로 합쳐지면서 범위를 확장하게 됩니다. 이렇듯 HRD의 시초가 개인개발로 시작되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HRD의 주요 솔루션을 다들 교육으로 꼽습니다.
사실 조직개발은 HRD와는 다르게 발전하였습니다. 조직개발의 대가 Lewin은 1947년 집단의 변화를 위해 실험실 훈련, T-Group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게 됩니다. 이것이 발전하여 최초의 조직활성화 프로그램이라는 감수성 훈련이라는 프로그램이 탄생되고, 이후 조직개발은 큰 인기를 얻으면서 다양한 학문적 기반을 접목하고 새로운 솔루션을 내놓게 됩니다.
이 두 가지 다른 분야를 이론적 근거를 통해 HRD로 합쳐지게 된 계기는 그 유명한 Mclagan의 HR Wheel 때문입니다. HR Wheel은 HRD와 HRM을 모두 포함하여 HR이 수행해야 할 전체 업무와 세부 영역을 구분하였습니다. 어느 정도 이견은 있지만, 지금도 활용되는 것을 보면 대단히 잘 만든 모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이후로 HRD는 개인개발(영어로 하면 Training & Development, Individual development, Employer development 등 다양하게 표현되지만, 가장 일반적인 개인개발로 쓰도록 하겠습니다.), 조직개발, 경력개발을 포함하게 됩니다. 재밌는 건 경력개발이 HRD에 포함되게 된 계기는 다양한 자료들을 찾아봐도 찾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아마도 직업이 다양해지면서 직업교육, 진로탐색에 대한 연구와 관심이 늘어나게 되었고, 조직 내에서도 경력관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이 모델을 보게 되면 HRD의 구성요소는 3가지라고 말할 수 있을 듯합니다. 그렇다면 이 3가지 구성요소들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개인개발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면 "조직구성원이 현재 또는 가까운 미래의 직무에 기대수준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필요한 능력 또는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계획된 학습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들"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조직 내에서 실시하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죠.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현재 또는 가까운 미래"라는 포인트입니다. HRD에서 개인개발은 학교교육이 아니기 때문에 먼 미래를 보고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것은 올바른 접근법은 아닙니다. 물론 모든 회사에서 이미 그렇게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실시하고 있으실 것입니다.
개인개발은 몇 가지 카테고리로 구분을 해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교육의 내용입니다. 교육의 내용에 따라 기술 및 스킬 교육, 관리자를 위한 리더십 교육, 태도를 바꾸기 위한 마인드셋 교육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는 대부분의 회사에서 사용하고 있는 역량 구분과도 일치하며, 이러한 세 가지 카테고리로 교육체계도 구축하셨을 것입니다.
두 번째는 교육의 장소입니다. 업무와 떨어져서 실시하는 집합식 교육, 업무와 병행하여 실시하는 OJT, 온라인/모바일 등 교수자와 학습자가 분리되어 실시하는 원격교육이 있습니다. 이 들을 섞어서 실시하는 블랜디드 교육도 있겠네요. 최근에는 70/20/10이 유행이 되어서 집합식 교육의 중요도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네요. 이 내용도 나중에 다룰 예정입니다.
세 번째는 교육의 방식입니다. 스스로 학습하는 셀프 스터디, 1:1로 실시하는 교육, 그룹으로 모여서 실시하는 그룹 교육이 있습니다. 네 번째는 교육의 방법론입니다. 강의/토론/발표/롤플레이/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방법론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교육의 전달매체입니다. 실제 강의, 교재, 동영상, 온라인 등이 있습니다. 카테고리는 자신이 나누기 나름인 듯하네요. 이 외에도 다양한 구분이 가능할 듯합니다.
참고로 개인개발의 대표적인 솔루션에는 강의, OJT, 원격학습, 코칭, 액션러닝 정도가 있습니다.
조직개발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면 "개인과 조직의 성과향상을 위해 행동과학적 지식을 활용하여 개인, 팀, 조직의 시스템(구조), 전략, 관계, 과정 등 변화를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체계적 노력"정도로 말할 수 있겠습니다. 여기서의 핵심 포인트는 역시 "변화"입니다. 사실 조직개발의 정의를 볼 때, HRD뿐만 아니라 HRM에서도 관심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조직에 대한 변화는 HR모두 책임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차이는 HRM에서의 변화는 구조적 재설계를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대표적으로 인사제도 개편, 조직개편, 직무 재설계, 목표 수립관리, 성과관리와 같은 방법이죠. 이러한 활동들은 사실 HRM에서 인사기획, 조직관리, 직무관리와 같은 명칭으로 불리기 때문에 이를 조직개발이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조직개발을 HRD의 영역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개인개발과 같이 솔루션을 만들어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팀빌딩 프로그램, 조직문화진단, AI, OST 등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습니다. 이는 HRM과 같이 상시적으로 이루어지는 업무가 아니기 때문에 HRD의 문제 해결적 성격을 가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개발을 대부분 HRD의 영역으로 보고 있습니다.
참고로 대학원 수업 첫 시간에 교수님이 "HRD담당자 손들어봐"란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때 몇 명이 손을 안 들었었는데 이 분들의 대답은 "저는 조직문화 담당자인데요"였습니다. 수업이 진행되면서 점차 이 분들의 생각이 바뀌게 되어서 마지막에는 다들 "저는 HRD담당자 입니다" 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조직개발의 대표적인 솔루션에는 개인의 변화를 위한 MBTI, DISC와 같은 성향 진단과 팀/조직적으로 실시할 수 있는 지식경영, CoP, AI, OST 등이 있습니다.
경력개발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면 "개인의 니즈와 조직의 니즈를 조화시켜 개인의 경력목표를 조직 내에서 달성할 수 있도록 교육 또는 경험을 제공/지원하는 전략"입니다. 여기서의 핵심 포인트는 "조화"입니다. 조직에서 요구하는 경력경로가 있을 것이고, 개인이 추구하는 경력경로가 있을 것입니다. 이 둘을 잘 조화시키는 것이 핵심인 것이죠. 최근에는 평생직업 세대가 되면서 경력개발에 대한 책임은 회사보다는 개인에게 넘어가는 추세입니다. 회사에서 채워주지 못한 경력 욕구를 외부 스터디나 교육을 통해서 푸는 사람들도 많은 듯하네요. 뿐만 아니라 제2의 인생을 위한 경력을 준비하는 사람도 많은 듯합니다.
경력개발을 크게 구분하면 경력계획과 경력관리로 나눌 수 있습니다. 경력계획은 개인이 주도권을 가지고 하는 실천이라면, 경력관리는 조직차원의 노력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가 조화가 될 때 시너지는 극대화가 되겠죠.
사실 경력개발 측면에서 HRD에서 할 수 있는 것이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HRM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을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경력개발경로 설계, 사내공모제, 직무순환, 목표관리, 성과관리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도 역시 조직개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HRM에서는 늘 하는 업무이기 때문에, 이를 경력개발이라고 부르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대부분의 HRD담당자들은 경력개발과 관련된 업무는 많이 수행하지는 않습니다. 잘 쳐줘야 10% 정도가 되지 않을까요?
참고로 경력개발의 대표적인 솔루션에는 멘토링, 경력상담, IDP 등이 있습니다.
HRD를 4가지 구성요소로 구분한 학자는 Gilley입니다. Gilley의 저서인 인적자원 개발론에는 HRD의 구성요소를 초점과 결과를 구분으로 하여 4가지로 구분하였습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4번째 요소는 "수행관리"입니다. 수행관리라.. 잘 와 닿으신가요? 수행관리에 대한 내용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단기적 결과로 조직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최근에 HRD 구성요소에 대두되었다. 수행관리는 수행공학의 핵심 구성요소로서 선행적으로 수행공학에 대한 개념의 이해를 통하여 접근이 용이하다. 여기서 수행공학은 조직의 체제를 개선함으로써 수행증진, 성과향상을 위한 체계적인 접근이라고 정의할 수 있으며, 수행공학의 대상으로는 첫째, 종업원으로 훈련, 보상, 대체, 전직, 등에 관한 것, 둘째, 일터로 환경개선 및 지원체제 개선 등에 관한 것, 셋째, 업무로 업무절차의 간소화 및 전체 품질관리 등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이다. 즉, 그 대상이 종업원에서 개인으로, 일터에서 환경으로, 업무에서 조직으로 발전하는 것이 수행공학의 발전 형태이다. 다시 말해 수행공학의 모델은 결국 조직이 결핍된 것을 진단하고 개선하려는 활동이다.
수행관리의 핵심 3요소는 직무 분석, 직무 설계, 과업 분석이다.
또한 수행관리의 목적은 조직의 수행요소를 확인하고 수행 개선활동을 규명하며, 업무분석을 통해 필요요건을 명시하여 과업의 기대 수준을 설정하는 것이다. 수행개선을 위한 주요 전략으로는 경영개발활동 형성, 자기주도적이고 자부심 있는 직원 개발, 성과를 내는 보상전략 등이 있다. 수행관리에 있어서 관리자의 주요 역할은 조직 구성원들과 상호작용을 위한 훈련, 경력지도, 멘토링 등이 있으며 직원의 역할은 중요한 변화 시점을 인식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자신을 증진하며 자신의 학습을 계획하여 조직에 기여하는 것이다.
수행관리에서의 HRD 담당자의 주요 역할은 수행관리체제를 활용하여 팀 구축, 갈등해결, 직원관계 증진, 수행개선 및 성과 달성으로 조직의 효과성 증대에 기여하는 데 있다. (출처: https://m.blog.naver.com/sjh82322/180438937)
여기서 뭔가 이상한 점을 느끼셨나요? 내용 중에 "수행관리의 목적은 조직의 수행요소를 확인하고 수행 개선활동을 규명한다" 이란 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개인개발/조직개발/경력개발은 이러한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뜻일까요? 간단히 생각해봅시다. 교육프로그램을 만들 때, 대부분의 HRD 담당자는 직원들의 역량 수준을 파악하고 조직에서 원하는 수준과의 Gap을 메꾸기 위한 방법을 사전에 고민할 것입니다. 또한 조직의 전략적 방향성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반영할 수 있는 방법들도 고민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미 충분히 이런 활동들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또한 수행관리의 핵심 3요소라고 하는 직무 분석, 직무 설계, 과업 분석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한 사전작업이지 HRD솔루션이라고는 보기 힘듭니다. 오히려 HRM의 영역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수행관리에서 HRD담당자의 주요 역할이라고 말하는 팀 구축/갈등해결/직원관계 증진은 조직개발의 목적에 더 가까울 것 같습니다.
이는 아마도 HRD의 학습패러다임과 성과패러다임을 모두 반영하다 보니 발생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학습패러다임은 학습은 좋은 것이기 때문에 학습을 하면 성과가 올라간다는 패러다임이며, 성과패러다임은 성과를 위한 수단 중 하나가 학습인 것이며 학습이 반드시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라는 관점입니다. 성과패러다임의 이론적 토대가 바로 수행공학입니다. 아마도 이 Gilley의 구분법에서 개인개발은 순수히 학습패러다임으로 보았을 것이며, 수행관리라는 성과패러다임으로 본 것 같습니다. 사실은 두 가지는 모두 같은 것인데 말이죠. 이러다 보니 수행관리라는 개념이 참 애매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재밌는 것은 방통대 교육과정이나 민간자격증인 인적자원개발사에는 HRD의 구분을 이 4가지로 하고 있습니다. 정규 교육과정과 자격증 시험 내용에 이 내용이 반영되다 보니 계속해서 전파가 되는 듯합니다. 다들 공부하면서도 잘 이해가 안 가셨을 것 같습니다. 저도 그 책을 HRD를 담당한 지 3개월째에 보면서 그 부분이 계속 이해가 안 되었습니다...
어찌 보면 별로 중요하지 않을 수 있지만, 저같이 카테고리화 시키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HRD의 구성요소가 3가지인지 4가지인지 궁금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니면 어쩔 수 없지만...
3가지/4가지 개수보다 더 중요한 것은 HRD라고 부를 수 있는 것들은 모두 "사람/팀/조직"을 대상으로 하고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점을 기억하면 될 것 같습니다. HRM과 HRD가 통합되고 있는 시점이지만, HRD의 나와바리는 엄연히 존재하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