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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리카겔 May 01. 2022

[채용담당자로 살아남기]3편

채용 리드타임이 너무 길어져요

[본 글은 원티드 인살롱에 기고한 내용입니다. : https://hr.wanted.co.kr/insights/surviving-as-a-recruiter-4/]


보통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평가할 수 있는 3요소라고 하면 Q(Quality), C(Cost), D(Delivery)를 꼽습니다. 즉, 목표한 품질을 정해진 예산과 기간 내에 만족시키면 프로젝트는 성공적이라는 것이죠.


채용도 적합한 사람을 뽑는 프로젝트성 업무라고 보면, 역시 3가지 요소가 마찬가지로 중요하게 됩니다. 먼저 Q는 목표한 수준의 우수한 인재를 뽑는 행위 자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C는 채용을 하기 위해 소요되는 총 비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D는 채용에 걸린 소요 시간이겠네요.


3가지 요소가 모두 중요하겠지만, 우선순위로 따지자면 통상 Q>D>C가 됩니다. 목표한 수준의 인력을 뽑아야 되는 것은 당연히 중요하기 때문에 1순위로 볼 수 있습니다. D보다는 C가 더 중요한 이유는 D의 파급효과가 더 크기 때문입니다. 채용에 들어가는 비용은 통상 예측이 가능하지만, 채용에서 적절한 시기에 인원이 충원되지 않아서 발생하는 조직적/사업적 피해는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개개인의 역량이 회사의 성과와 직결되는 IT업계의 경우 그 중요도는 더 높아질 것 같습니다.


포지션 오픈부터 클로징까지 걸리는 전체 시간을 리드타임이라고 할 때, 이를 아래와 같이 총 4단계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서류모집/후보자 써칭부터 입사지원까지

서류 검토부터 서류결과 통보까지

면접 진행부터 면접 결과 발표까지

합격통보부터 입사까지


보통 대기업 기준으로는 3개월 이내로 처리하면 준수한 수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같이 전쟁터인 IT업계는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조금이라도 시간이 지체되면 항상 이직 준비가 되어 있는 후보자들이 다른 곳에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 자체를 쉽게 하고 채용 기간을 줄이려는 시도들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 최초 시작은 토스의 '간편지원전형'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습니다. 구글폼에 간단한 이력만 입력해도 5일 이내로 서류전형의 결과가 나왔었습니다. (사실 이걸 성공시키기 위해서 채용담당자들이 얼마나 노력을 했을지 생각하면 좀 무섭기도 합니다...) 이후, 다른 IT기업들도 다양한 방법들로 기간을 단축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출처: [HR24] 요즘 채용은① “NO자소서 NO이력서”… 스타트업 간편채용으로 인재 모시기]


하지만, 내부 리쿠르터가 많이 없거나, 채용에 대한 중요성 인식이 부족한 기업들에게 이는 그림의 떡입니다. 정말 다양한 이유로 리드타임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아래는 대표적으로 발생하는 사유입니다.  


내부 리쿠르터 숫자가 적어 각종 행정업무가 계속 지연된다.

공고를 냈지만, 서류가 턱없이 부족해서 다시 찾아야 된다.

현업에서 서류 검토 결과를 늦게 준다.

현업에서 바쁘다고 면접 일정을 못 맞춰 준다.

면접을 보면 조금 더 좋은 후보자가 있을 것 같다고 계속 다른 후보자를 더 찾아달라 한다.

경영진에서 채용 예정인 후보자가 별로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아 결재를 안 해준다.

처우 핑퐁이 늘어진다.


내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대부분은 채용 담당자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Tip을 몇 가지만 공유드립니다. 



1. 포지션 별 대시보드 만들어보기


- 포지션 별로 단계 별 걸리는 시간을 기록해 놓으면, 어떤 포지션이 어느 단계 때문에 문제가 있는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문제 파악이 가장 중요하므로, 이를 위한 기본 세팅이 필요합니다.


2. 지속적으로 현업 Push하기
- 현업에서 미적지근하게 대응할 때 써야 하는 방법입니다. 사람을 쓰는 부서는 결국 현업임에도 불구하고 채용에 굉장히 수동적인 곳들이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서류 검토 회신을 각종 연락방법을 동원하고, 면접 일정도 후보자 일정에 맞출 수 있게 압박을 넣어줍니다. 담당자도 매우 귀찮고 현업도 싫어할 수도 있겠지만, 후보자를 고객이라 생각하면 마음을 다잡을 수 있을 겁니다.


3. 적당한 수준에서 끊기
- 현업에서 계속 후보자를 더 보고 싶다고 할 때 쓰는 방법입니다. 최초에 원했던 수준을 만족하는 후보자가 면접에 통과했다면, 추가로 후보자를 보기보다는 채용을 진행할 수 있도록 채용담당자가 끊어줘야 합니다. 물론 아쉬워서 사람을 더 보고 싶은 현업부서의 마음은 이해는 되지만, 계속 사람을 본다고 좋은 사람이 그렇게 더 나오지도 않습니다. (마치 결혼상대를 찾는 것과 유사한 것 같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채용담당자가 면접에 직접 들어가서 후보자를 보면서 현업과 이야기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위에 이렇게 써놨지만 채용 기간이 오래 걸린다고 해서, 희망하는 인력의 수준을 낮추는 것은 아주 위험합니다. 리드타임도 중요하지만 채용의 궁극적인 목적을 바꿔가면서까지 타협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사람을 적시에 데려오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채용담당자들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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