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마술 이야기
2001년 처음 카드마술을 접했다.
밤새도록 마술동호회 사람들과 카드마술을 연습하고 신나게 놀았던 기억이 가득하다.
연습한 마술을 광안리나 서면 등의 길을 다니면서 사람들에게 즉흥 공연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렇게 열정이 넘쳤지만, 내가 가진 재능의 한계를 느꼈다.
내가 가진 치명적인 한계는 바로 무대공포증이었다.
누군가는 그걸 이겨내야 한다고, 계속 하다보면 이겨내진다고 이야기를 하기도 하지만,
몇 년간 시도해봤지만, 쉽지 않았다.
나는 무대에서의 마술공연이 몸에 맞지 않는 사람이었다.
카드마술을 몇십명 정도 되는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건 어렵지 않다.
하지만 그 이상의 인원들에게 마술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보여주는 마술의 크기도 함께 커져야 한다.
6센티 9센티 크기의 카드를 아무리 잘 이용하고 잘 보여주려고 해도, 분명히 한계가 있다.
마술사들이 괜히 커다란 마술도구를 만들겠는가?
그들이 괜히 사람을 띄우거나 자르거나 동물로 바꾸겠는가?
마술을 관객이 잘 볼 수 있게 하려는 고민에서 나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당시에는 그랬다.
카드마술로 돈을 벌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운영하고 있던 마술동호회에 마술강의 의뢰가 들어왔다.
2007년이었고, 첫 강의를 경남 진해의 여자중학교 학생 1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을 했다.
그게 시작이 되어 현재까지 마술 강사라는 직업으로 살아왔다.
중간에 2020년부터 코로나로 인해 마술강의를 이전처럼 할 수 없게 되었고, 마술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그 때부터 카드마술에 집중해서 유튜브 채널을 계속 꾸려왔다.
수익창출도 시작하긴 했는데, 2년 넘게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주변에서도 나 스스로도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떠올리거나 실행해본 적도 있는데, 뭔가 애매해서 지속적으로 하진 못하고 있다.
카드마술과 카드테크닉을 소개하는 영상을 꾸준히 3년 넘게 올리고 있는 중이다.
아내한테 하루는 이런 말을 했다.
4년 대학 보냈다 생각하고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말은 호기롭게 했지만, 아직까지도 스스로 자신은 없다.
3년이 넘게 카드마술을 공부하고, 영상을 찍어서 올리는 일을 병행했지만,
카드마술 실력이 엄청나게 는 것 같지도 않고,
영상촬영이나 편집에 대해서도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고 보긴 어렵다.
제목에 적은 카드마술로 돈을 벌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없다.
앞으로도 한 동안은 마술강의를 할 것이고,
영상도 기회가 되는대로 강의를 이전에 한 것처럼 해나갈 것이다.
유튜브 채널도 운영을 꾸준히 할 것이다.
작은 변화를 계속 시도해나갈 뿐이다.
글의 주제가 무거워서인지 타이핑을 하는 내 손가락도 쉽게 눌러지지 않는다.
카드마술로 돈을 벌 수 있을까?
카드마술로 나는 돈을 벌고 살고 싶다.
큰 돈 아니어도 좋으니, 하루에 마실 커피값과 식사비, 생활비 정도 벌 수 있으면 더 바랄게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