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빈 자리를 나는 무엇으로 채우게 될까
영화 속에서 청초한 셀린느는 말했다.
"만약 신이 있다면 너와 내 안이 아니라 우리 사이에 있는 작은 공간에 존재할거야."
우리는 사이의 존재. 단언하는 긍정의 말보다 물렁물렁해서 가끔은 내 손아귀를 벗어나 어디론가 튀어나가 버릴 지 몰라 가끔은 불안하기도 한 '모호한 가능성의 말'들을 사랑했다. 그리고 그런 삶을 꿈꿨다. 언제나 경계에 존재하고 싶었던 나를 A라고 말하거나 B로 단정짓는 것을 견딜 수 없었다.
모호함 속에서 허우적거리면서도 가능성을 향해 힘차게 손을 뻗었다.
지금은 모호함이 너무 버겁고 힘들다.
질문은 던져졌고, 나는 다시 힘을 내어 고민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