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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타이 Aug 07. 2024

사고 싶다... 사고 싶다... 더 격하게 사고 싶다

언제부턴가 나는 숨 쉬듯 사는 사람이 되었다.

언제부턴가 나는 숨 쉬듯 사는 사람이 되었다. 그야말로 쇼핑이 곧 삶인. 그렇다고 내가 무슨 백화점 vip가 되거나, 엄청 옷을 잘 입게 되었다던가, 살림템, 리빙템의 박사가 되었다든가 하는 것은 아니다. 난 그저... 숨 쉬듯 잡동사니를 많이 소비하기만 하는 그런 인간이 되었다.


여행을 가면 새롭게 보이는 족족 물건마다 사고 싶었고, 어쩌다 본 타인의 블로그 글을 보고 생전 필요하다고 여겨보지 않았던 물건을 구입했다. 옷은 차고 넘쳐서 서랍장을 추가로 구했고, 서랍장을 구하고 나니 채워야 할 물건은 점점 많아졌다. 어떤 의미도 없었던 돈을 쓰는 행위는 마치 삶의 목적이 된 것 같았다. 쓰기 위해 사는 인간.


현타가 오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사도사도 옷장 속엔 꺼내 입을 옷 한 벌이 변변치 않았고, 왜 이걸 샀지 하고 후회하는 일은 잦은 반품신청을 유발했다. 가뜩이나 정신없는 삶은 물건을 위한 노동을 더해 더 정신없어졌다. 가계부를 들여다볼 때마다 내가 왜 여즉 가난한지 깨달았다. 그렇다 돈은 쥐고 있어야 부자가 되는 거였다. 물건이 많아진다고 부자가 되는 건 아니었다. 특히나 싸구려 잡동사니로는 더욱더. 


하지만 싸구려 잡동사니를 쉼 없이 사는 일은 도파민을 분출시켰다. 팡팡팡팡. 도파민이 터지는 것은 오직 먹을 때, 살 때, 먹을 거 살 때, 숏폼 영상 보며 클릭클릭 스와이프 할 때...


아 이런 의미 없는 소비자 노릇 그만하고 싶어. 여러 번 결심했고, 또 몇 시간 지나지 않아 sns 광고 속 물건을 바라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이것은 나의 몇 번째 시도일까. 


소비하지 않는 삶을 꿈꾸며, 나부터 나의 시간과 에너지와 자원을 소비하지 않음으로써 타인에게도 다른 무엇에게도 소비되지 않기를 바라며.. 나의 무지출 도전이 시작된다. 바로 지금부터.


오늘의 나쁜 소비, 하루에 한 가지씩 해결하기!

- 아침에 본 쇼츠... SNS를 없애야겠다. 디바이스 분리!



오늘의 좋은 습관

- 친구에게 "나 몇 시 몇 분까지 가야 해"라고 만나자마자 말한 것. 질질 끌려다니며 시간을 허투루 쓰며 스트레스받지 않게 해 줌.



오늘 잠이 들기 전에 할 것!

- 엉덩이가 늘어난 수영복 사진 찍어서 기록하고, 버리기

- 택배 2개(잠옷 1벌, 스커트 1벌) 입어보고, 오래된 잠옷 버리기, 스커트는 함께 입을 상의 매치해 보기, 10번 이상 입을 자신 없으면 반품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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