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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타이 Oct 02. 2024

못생김은 금융치료 가능하지 않나요?

못생김도 못생김 나름

못난이병이다. 


시작이 소진증후군이었다는 것을 떠올리면 이것은 매우 억울한 일이다. 지친다 지친다 하고 있었을 뿐, 그새 이렇게 홀라당 못생겨졌을지는 몰랐다.


어느덧 거울을 봤는데 내 눈앞의 당신 누구세요? 그녀는 50대는 되어 보인다. 언제 이렇게 살이 쪘을까. 몸매가 다 흐트러졌다. 눈은 빛을 잃고, 머리는 부스스, 피부는 푸석푸석&개기름, 사각턱은 도드라지고, 이마와 눈가, 입가엔 나이테가 가득하다. 


그리고 M자형 탈모는 남성의 전유물이 아니었던 건가요?


여러모로 억울하게 생긴 내 모습을 보다 보니 확 또 열이 난다. 내가 회사일로 그리 스트레스받지만 않았더라도, 내가 가정사로 골치 아프지 않았더라면.. 어쩌고 저쩌고..


내가 선택한 일이 아닌 것 같으면서도 결국 다시 들여다보면 다 내가 선택한 일이다. 스스로 경쟁 사회에서 조금이라도 버텨보겠다고(결국 버텨내는 것은 이기는 것이기에 이기려고 했다) 아등바등 스스로 깎아먹으며 일했고, 가족들을 책임져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너나 잘하자... 생각할수록 한심하지만 어쩌겠는가 이것도 나인 것을.


어쨌거나 나는 못생김을 치료해 보기로 한다.


일단은 뿌리 염색을 한다. 10월엔 휴일도 많구나. 대한민국 정부가 준 임시공휴일을 알차게 미용실에서 보낸다. 미용실 거울 앞에 앉은 나는 미용사보다 얼굴이 3배는 크고, 10배는 늙어 보인다. 눈을 질끈 감으며 결심한다. 다음은 피부과다.


피부과 진료를 예약하며 떠올린다. 마음에서 비롯된 못생김이 과연 겉모습을 바꾼다고 해결될까. 바른 처방이 아닌 것 같다.


그러나 마음이 다시 말하네. 겉도 속도 문제란다 얘야.


그렇다. 일단 현대미용기술로 겉이라도 멀쩡해 보이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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