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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grim Oct 14. 2019

우리 동네에는 아가씨가 있었다네

설리를 기억하며


우리 동네에 예쁘고 귀여운 사고뭉치 아가씨가 있었는데 꽤나 여럿이 오, 그래, 너 좀 팔리겠다 하며 아무 생각 없이 헤죽거렸던 아가씨를 끌어다가 동네 사람들 이 보시오, 여기 재미있는 물건이 있수다 하며 꽹과리 치던 소리가 씨끄럽다 싶었는데, 정작 아가씨는 여전히 꽃같이 이쁘길래, 그래 뭐 요 탐나는 것이 늬들 눈에 조금 비싸지겠다 싶으니 말이 많겠거니 했었고, 또 동네라는 것이 조용할 날은 없는 것이고, 어찌 보면 시끄러워야 동네인가 했던 것인데, 그것은 참, 뭐랄까 나쁜 동네였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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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의 예쁘고 귀엽고 발랄한 사고뭉치라 불렸던 아가씨가 마을을 아주 영영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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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주민으로서 가끔 보이는 그 아가씨의 멍하고 예쁜 표정이 청춘이라 여겼고, 그럼에도 에너지 넘치는 웃음에 동네 사람들도 좀 뭐라 하지 말고 적당히 고개 끄덕여주면 뭐 어떨까 싶었던 이 아줌마는 지금… 눈물이 그치지를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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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귀여운 아가씨, 안녕.
거기서는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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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고 설리-최진리 양의 명복을 빕니다."




https://youtu.be/P5uE7KDkD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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