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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하영 May 23. 2019

당신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서로 마주보고 대화를 나눈다는 것



프리랜서가 된 이후



글쓰기 클래스를 연 뒤 총 13명의 작가님을 만났다. 그들을 위해 여태 해왔던 나의 글쓰기를 되돌아보며 어떠한 양분을 전할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을 했지만 아직 많은 게 부족한 나였다. 하지만 글쓰기라는 것을 공부라고 여기고 알려주기는 싫었다. 내가 글쓰기 지도사 2급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이 행위에 정답은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각자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것. 나는 그것이 글쓰기에 가장 좋은 예가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매주 다른 주제를 정했고 각자의 이야기를 서슴없이 꺼내길 바랐다. 클래스를 하며 느끼는 것은 사람은 역시 대화의 동물이라는 것이다. 우린 그저 대화를 나누었을 뿐인데 많은 위로를 받고 집으로 돌아갔다. 한주가 지날수록 껍질 벗겨내며 자신의 모습을 내비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미소 그 이상의 표정이 나왔다. 모두 좋은 사람들이었기에 수업에 대한 무게감을 조금씩 줄일 수 있었던 것이다. 


출판 원데이 클래스


완벽하지 못했지만 이번 주는 어떠한 주제로 글을 써보고 어떤 방법으로 글쓰기를 조금 더 편하게 만들어줄까라는 고민을 매일 했던 것 같다. 그러다 문득 떠오르는 게 있으면 작가님들을 생각하며 여러 가지 글을 쓰곤 했다. 그들이 조금 더 내게 기대어도 좋다고 생각했다. 아는 것을 알려주고 상대방이 수긍하는 과정은 언제든 좋았으니까. 이미 그들은 내게 뚜렷한 작가였으니 함께 나아가고 도움을 주고 싶었다.


기억나는 순간


2개의 글쓰기 클래스와 출판 원데이 클래스. 이것을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나는 꽤나 많은 자존감을 높였다. 퇴사를 하고 홀로 무언가를 해내고 있다는 것과 내가 가고 있는 방향이 옳다는 것. 또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으로 말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전부는 아니더라도 귀를 기울일 수 있고 위로를 해줄 수 있어서. 그리고 나의 이야기를 해줄 수 있어서 말이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 단순히 이야기를 하는 것보단 우린 자신에게 몰입을 하고 글을 쓰며 대화를 나눈다. 앞으로 작가님들에게 묻고 싶은 이야기는 수두룩하다. 가능하다면 오랜 시간 동안 그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각자의 삶을 이해하고 취향을 알고 슬픔을 아는 조금은 특별한 사이가 될 것이다. 설사 멀리 떨어진다고 해도 각자가 쓰는 글을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겠지. 그러니 나는 더욱 각별해지길 바란다. 그리고 고맙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


고마운 순간이다.


오늘도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었던 당신에게 전하는 시 한 편이 있다.


<각자에게 서로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그렇게 되면

인류는 더 살기 힘들어질까

세상은 더 아름다운 곳이 될까

사람들은 더 멋진 삶을 살게 될까

아니면 더 외로워질까

난 당신에게 묻고 싶다.

만일 그들 모두가 공원으로 와서

각자에게 서로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태양이 다른 날보다 더 찬란해 보일까.

또 나는 당신에게 묻고 싶다.

그러면 그들이 서로를 껴안을까.


-로렌스 티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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