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을 위해 살아간다는 건

슬퍼하기 위해 살아가지 않는다.

by 신하영


낭만



나는 25살 이후로부터 '낭만'이라는 단어를 참 많이 썼던 것 같다. 낭만주의자라고 말하기는 부끄럽지만 게임 아이디를 만들 때도 항상 낭만을 먼저 쳐보며 있나 없나 확인을 해보았고 다른 사람들의 낭만을 탐구하면서 나의 로망 또한 계속 생각했던 것 같다. 몇 주 전 글쓰기 수업의 주제는 <나의 낭만을 당신에게>였다. 글을 쓸 때 낭만이라는 단어는 꽤나 좋은 영감을 주는 아이였다. 그래서 작가들에게 이 단어를 깊게 던져주고 싶었다. 우리는 서로의 낭만을 듣고 상상하며 미소를 지었다. 맞아 맞아 짝짝 그렇구나 하면서. 나는 집으로 가는 지하철 안에서 성공적인 시간이었구나 하고 생각하고 미소를 지었다. 날씨가 좋은 밤이었다.



P20190527_194136449_3A867A2D-4BB5-4092-92E9-633F563E2569.jpg 비행 또한 낭만


보통 낭만이라는 말은 일상에 적용하는 것보단 더 광범위하고 이루어지기 힘든 형태가 많았다. 직장인들에게 여행 정도의 느낌이랄까. 며칠 전 나는 제주도로 떠났다. 밤 비행기를 타고 아침 비행기를 타고 돌아올 수 있는 건 프리랜서의 특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표를 싸게 구하고 게스트 하우스에 머물면서 차를 운전하며 제주도를 크게 한 바퀴 돌았다. 그리 기대한 건 아니었지만 5월의 제주는 너무나 '낭만'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모든 것이 아름다웠고 바람도 좋았으며 술맛도 잠자리도 너무나 좋았다. 군더더기 없는 나날이라 나는 모든 것을 잠시 잊었던 것 같다. 여행에서 돌아오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정신을 차려야겠지만 집을 떠났을 때만큼은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기로 했다. 가끔 나의 낭만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순간'이라는 생각도 든다. 정말이지 걱정이 너무 많아서 소화불량이 생겼고 잠도 잘 자지 못했으니까. 그러고 보면 낭만이라는 건 정말 사소한 것일 수도 이루어질 수 없는 거대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P20190528_114853531_B18654E2-9020-470F-833F-462BDA80909E.jpg 드라이브


제주의 바람을 느끼기 위해 손을 뻗었다.

'나는 이 순간을 위해 이리도 많은 시간을 달려온 것일까?

아니 아니 아무런 생각하지 말자. 지금 이 순간 자체가 행복하니까. 인생은 결국 이런 낭만을 위해 살아가는 것 같아. 그건 맞아. 이런 낭만이 있어야 살아갈 힘이 생기는 거야.'


홀로 이런 생각을 하며 내면의 나와 대화를 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 오롯이 낭만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 인생의 목표가 아닐까. 슬퍼하기 위해 살아가지 않는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살아가니 자신만의 낭만을 잘 구축하는 것만이 즐기는 삶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슬퍼할 일은 너무나 많이 도사리고 있으니 이렇게라도 해야 더 많이 웃을 수 있는 것이다.



P20190529_192854927_0B55FAEF-01ED-4EA2-8B04-5DF2DF0F8995.jpg 고꾸라지는 노을


다시 그들의 이야기로.

클래스 작가님들의 낭만은 생각보다 사소한 것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대화할 시간이 두세 시간이 더 있었다면 조금 더 포괄적이고 전 인생을 아우르는 낭만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을 것이다.(아주 어렸을 때의 낭만까지도) 낭만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만 가끔은 이루어질 수 없는 이야기를 나누는 것 자체도 의미가 있다. 말을 한다는 자체만으로도 아주 조금 실현되가고 있다는 뜻이니.


소확행, 워라벨, 미니멀 라이프 같은 단어들이 생긴 뒤 우리의 일상은 전보다 더 환해졌을까? 어쩌면 이것들은 행복이 너무나 멀어진 사람들이 만들어낸 허상의 기준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나는 이 사실을 인정하고 나만의 낭만을 알아가며 인생을 살아가고 싶다. 아침에 일어나 제일 잘 치는 기타곡을 치며 눈을 뜨는 낭만이나 예술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을 운영하는 작가가 되는 낭만은 내 일상이기도 하며 내 목표이기도 하다. 그러니 항상 마음속에 낭만을 품고 살자.


나만의 로맨스를 이끌어내고 부디, 반드시 이루어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