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고민은 8월로 이월한다
여러분 앞으로 7월이 도착했습니다.
혹시 요즘 고민이 있으신가요? 하고 있는 일이은 잘 풀리고 계시는지. 만약 고민을 단맛과 짠맛으로 표현할 수 있다면 우리는 단짠단짠을 반복하며 살고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현재 교정 중에 있는데 가족을 볼 겸 친구들을 볼 겸 장치를 바꿀 겸 부산에 다녀왔습니다. 오징어덮밥을 제일 좋아하는 저를 위해 어머니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밥상을 차려주셨고 저는 티브이를 보며 그것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친구들과는 어제 본 것 마냥 술잔을 부딪혔고 치과에서는 좋은 클래식이 여전히 나오고 있었습니다. 고향에서의 시간은 정말 빨리 갑니다. 아무래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암묵적인 압박이 있어서겠죠. 서울로 갈 때는 항상 버스를 타는데 출발하기 두 시간 전에 해운대를 와 혼자 바다를 보고 음악을 듣고 밥을 먹곤 합니다.(버스터미널이 해운대에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보통 해운대에서 서울 남부 터미널까지 5시간 정도가 걸리는데 이번에는 웬걸 한숨도 자지 않고 말똥 한 상태로 집에 도착을 했습니다. 그 이유는 고민이 많아서였지요. 행복한 고민은 아니었지만 제법 묵직하고 의미 있는 고민이라 혼자 고심할 때 시간이 잘 간 것 같습니다. 고민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데 글을 써야만 해소가 되는 이놈의 직업의식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어제 바다를 보며 나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그리고 오늘 한강을 보며 나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그것보단 어제는 바다를 봤는데 오늘은 자전거를 타고 한강변을 달리며 사무실로 향하는 지금의 내 모습이 신기해서 한참이나 미소를 지은 것만 말해주고 싶습니다. 어차피 인생은 무한적인 고민에 휩싸여 살아가는 거겠죠. 하다못해 오늘 점심 메뉴를 정하는 것 또한 고민을 했을 터이니까요. 나는 이런 사실을 알고 있기에 지금 느끼고 있는 일상의 무게감을 나름 즐기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고민에 대한 선택은 항상 나아가기 위한 것들이었으니 그 덕에 지금 현실이 만들어졌고 미래의 내가 태어나는 게 아니겠습니까.
철학적인 삶은 저와 어울리지 않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거요. 마구 뒤엉킨 실타래를 빠르게 빼내는 것보단 천천히 묶여있는 것들을 하나씩 푸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 7월의 고민은 사실 몇 달 전부터 생긴 것이었답니다. 하지만 저는 그때보다 더 나은 하루를 보내고 있고 한결 가벼운 두통을 느끼고 있어요. 나는 그것으로 만족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