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하영 Feb 06. 2020

좋은 책을 만드는 것과 잘 팔리는 책을 만드는 것

어디에 무게점을 두어야 하는가



딥앤와이드의 두 번째 책을 만들고 나서 마케팅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요즘이다. 2월에는 현상현 작가의 책이 나오고 3월에 나올 책도 조금씩 준비를 하고 있다. 제작 부분에서도 많은 손이 가는 게 사실이지만 실질적으로 출판사는 마케팅에 힘을 가득 실어야 한다. 작가가 직접 발품을 팔며 책을 팔진 않으니까 말이다.

실제로 책을 만들고 판매를 시작하면서 모든 통계를 직접 볼 수 있게 되었다. 판매량이 좋으면 안심이 들기도 하지만 지지 부지한 판매지수를 보면 그만큼 우울하고 고개를 내리깔곤 한다. 이런 일희일비 사이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더 많은 독자들에게 책을 노출시키는 방법밖에 없다. 하지만 이것 또한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SNS에서 하나의 콘텐츠를 봤다고 바로 책을 사는 건 아니지 않은가. 그래서 우리는 책에 대한 무의식적 이미지를 축적시키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 중에 있다. 이렇게 해도 판매지수는 여전히 고착되어 있다.



예전 출판사에서 기획팀을 담당했을 때 나는 작가 컨택과 계약 및 책 기획을 도맡아 했었다. 그때는 SNS 작가가 출판에 가장 좋은 형태였기 때문에 작가의 팔로우 수에 입건하여 컨택을 하곤 했다. 콘텐츠보단 팔로우가 중요했던 것이다. 그러면 일단 초판은 판매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팔로우 숫자에만 신경 쓰다 보니 책의 퀄리티는 점점 낮아져 갔다. 다출판을 하려다 보니 한 작가마다 신경을 쓰지 못한 것이 패착이었던 것이다. 물론 작가들의 글을 폄하하는 건 아니지만 출판사의 애정이 묻지 않은 책들은 틀에 박힌 책이 되었고 독자들에게도 사랑받지 못한 책이 되어 시장에서 사라져 갔다. 물론 그 작가의 일정 독자들은 책을 구매했겠지만(그것도 팔로우 수의 십 분의 1 정도) 책은 가수의 음반처럼 팬들에게만 가치가 있는 상품이 아니다. 

자고로 책은 작가를 몰라도 표지나 문장들을 보다 구매를 하고 주변 사람들의 추천이나 여러 곳에 노출되어 있는 마케팅 콘텐츠를 보고 매력을 느껴 구매를 해야 하는 것이다.(나는야 출판 꼰대) 

내가 이야기하는 것이 전부 맞진 않을 테지만 아마 이것 하나는 분명할 것이다. 

좋은 콘텐츠는 독자들이 알아준다는 것.



줄곧 생각해온 고민이지만 좋은 책을 만들어야 하는지, 잘 팔리는 책을 만들어야 하는지의 기로에서 나는 매번 선자를 택해왔다. 물론 잘 팔리는 책이 좋은 책이라는 공식이 있지만 내가 말하는 건 작가와 출판사가 하나의 기획을 두고 치열하게 고민을 한 뒤 원고가 물성을 가지기까지 많은 땀을 결여시키는 것이다. 그런 책이 나오면 작가나 출판사가 가지는 애정은 분명 남다르다. 그리고 독자들에게 선보일 때 조금은 당당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것이 다가 아니라는 걸 나도 잘 안다. 독서율은 매년 떨어져 가고 세상에 나오는 책의 종수도 점점 많아지고 있으니까. 이런 사양산업에서 상업과 예술성 둘 중 어디에 무게점을 둬야 하는지는 아직까지 고민하고 있는 큰 숙제거리다. 

하지만 언젠간. 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베스트셀러에 오를 수 있는 책을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사실 그것이 나의 목표이자 꿈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좋아하는 작가의 앨범에 참여를 하게 되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