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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하영 Mar 04. 2020

예쁘지 않은 책은 만들지 않는다.

디자인 비전공자가 예쁜 책을 만들 수 있는 이유




어제는 출판사를 차리며 결심한 것들 중 작가 아이덴티티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면 오늘은 책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어쩌면 제일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는 파트다.


책을 디자인할 때는 먼저 접근방식을 달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책도 하나의 기호상품으로써 손에 잡히는 그 물성이 한 사람의 일상에 어떠한 가치를 더해주는지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다. 책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은 실제로 빈 가방을 지닌 사람보다 마음이 든든하고 자존감이 올라가 있다. 그 책이 예쁘다면 더더욱 좋지 않겠는가? 

물론 보여주는 측면에서 관심이 없는 사람도 있겠지만 책이 주는 고풍스러운 느낌은 구매하는 데에도 분명 영향을 끼친다.


그렇다면 책 디자인을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첫 번째는. 그 누가 봐도 예쁜 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책은 먼저 무조건 눈에 띄어야 한다. 이건 어떠한 상품을 제작하는 사람이라면 절대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출판계에도 흔히 말하는 꼰대가 있는데 "우리는 책의 내용이 그 어느 책 보다 깊어!"라고 백 번 이야기해봤자 독자들은 예쁜 책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책을 펼치게 된다. 그래서 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목과 표지라고 볼 수 있다.

이런 부분을 고려하지 않는 출판사는 없겠지만 어떤 책이 예쁘고 어떤 책이 세련된 건지는 출판사 디자인부의 취향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아니면 출판사 대표의 결정?)


우리는 예쁘지 않으면 출간하지 않는다.라는 마인드 아래에서 출간 전 수많은 레퍼런스를 모으고 취합해서 이 작가의 아이덴티티와 가장 어울리는 표지 틀을 찾는다. 그 뒤로 우리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구현할 수 있는 일러스트레이트를 찾는데 이 구조는 아래와 같다고 보면 될 것이다.




우리는 작가와 출판사. 그리고 책에 맞는 일러스트레이터를 섭외해 협업 프로젝트로 하여 책을 제작하고 있다. 자의로 구현을 못하는 건 일찌감치 인정을 한 부분이고 우리나라에 실력 좋은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는 걸 알기 때문에 투자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온 책들이 <사랑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집에 혼자 있을 때면> <이름 없는 애인에게>다.

이 책들은 콰야, 방현지, 김택수 같은 실력 있는 그림 작가들이 작업을 맡아주었다. 


사랑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와 집에 혼자 있을 때면
이름 없는 애인에게




조금 건방질 수도 있겠지만 기존 오프라인에서 돋보이기 위해 우리는 우리 눈에 가장 예쁜 것이 곧 독자들에게도 예쁘고 트렌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작업을 진행한다. 한 명의 독자이자, 작가이자, 출판사 대표로서 매일 트렌드를 살피기 때문에 이러한 감각은 살아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밑지고 들어간다면 남들이 하는 것만큼 밖에 할 수 없을 것이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이 3종류의 창작가들의 협업이 있다면 무시 못할 작품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 표지는 원고의 옷이다. 

우리는 앞으로 나올 보석 같은 원고에 어떤 옷을 입혀야 하는 것인가.

머리가 깨질 것 같으면서 책 디자인에 사력을 다하는 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예술성과 대중성을 잡기 위해선 창작의 고통이 심히 필요하다.




신하영

https://www.instagram.com/as.you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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