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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하영 May 29. 2020

나는 출근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출판사 대표의 얕은 고뇌


망원동 사무실


5월도 빠르게 지나갔다. 딥앤와이드 출판사는 망원으로 이사를 했고 2020년 후반기와 2021년 상반기에 합작을 할 작가들을 찾기 위해 2주간의 시간을 보냈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고 여러 작가님들과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었는데 출판사를 운영하다보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작가님들과 미팅을 하며 알게 된 건 딥앤와이드라는 출판사가 꽤 좋은 출판사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브랜드 이미지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었는데 이 덕에 우리 출판사를 믿고 계약 해주시는 작가분들이 있어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어쨌든.


전에는 '양질의 글'을 적는, 그러니까 뼛속까지 작가의 기질을 가진 분들을 찾아았지만 출판계는(에세이) 문학주의를 벗어난지 오래다. 새로운 컨텐츠와 특별한 이야기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만드는 것. 그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출판계의 패러다임이다. 실제로 요즘은 유튜버들의 책이 베스트셀러에 많이 머물고 있으니 시장이 변하고 있다는 걸 몸소 느낄 수 있다. 흐름에 따라 여러 출판사들이 유튜버를 앞세운 책을 만들고 있지만 그들의 콘텐츠를 어떻게 살리느냐가 중요한 관건일 것이다.


보통 글을 써보지 않았던 분은 '내가 기성 작가처럼 글을 쓸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하기 마련이다. 나는 여기서 출판사의 기질이 발휘된다고 생각하는데 편집장은 적확한 가이드라인으로 작가가 원고의 텐션을 올릴 수 있게끔 유도해야한다. 예전부터 내가 고수해온 방법이 있다면 작가의 깊은 이야기를 들어보고 출간 된 책과 이 책을 읽어볼 독자들을 상상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여러가지 글감이 떠오르는데 그것을 조금 더 세밀하게 작문한 뒤 작가에게 주면 원고의 컨셉을 이해하고 더 쉽게 작업에 임하곤 했다.

애초에 창작에 답이 있던가. 나의 방식이 무조건 맞다는 건 아니지만 조금 더 나은 책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것이니 이것에 대한 나름의 자신감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자신감 빼면 시체니까..)

앞으로 다양한 경험과 실수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거다. 그러다 보면 작가들에게 좋은 편집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그래야만 한다. 반드시.



<어른이 되지 못하고 어른으로 산다는 것> 6월 초 출간



다음 주에는 박수정 작가의 <어른이 되지 못하고 어른으로 산다는 것>이 출간된다. 평일주말 할 것 없이 열심히 작업을 했고 표지도 정말 예쁘게 나왔기 때문에 이제는 독자들의 품으로 놓아주려고 한다. 늘 책을 내면서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너무 붙잡고 있는 것도 안 좋기에 부디 누군가에게 좋은 책으로 다가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한 책 한 책 사력을 다하고 있지만 출간 후 더 많은 독자들에게 알리지 못한 속상한 마음이 있다. 좋은 책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알리는 것도 또한 책을 만드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다. 이처럼 지금 내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고민들은 앞으로 내가 무던하게 헤쳐나가야 할 일들이다.


믿기지 않겠지만 나는 출근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이런 고민들을 해결 해나가는 기쁨이 있기 때문이다. 힘든만큼 더 나아지고 있는 우리라서. 그래서 이 출판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쁘게 출근하고 강박없이 일을 하다보면 저 문제들은 자연스레 풀리지 않겠는가.

나의 얕은 고뇌는 성장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굳게 믿어본다.





*오늘은 무언가 횡설수설 하지만 생각을 토해내야 나아질 것 같아서 글을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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