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는 어디로 흘러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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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문고가 회생절차를 밟으면서 전국에 있던 반디앤루디스가 대부분 문을 닫게 되었죠. 새로운 거대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회생은 힘들 거라는 전망이 강한대요. 송인서적과 서울문고처럼 출판계 큰 역할을 하던 기업들이 사라지고 있어 대한민국 출판계는 소리 없이 하향길을 걷고 있습니다.
서울문고(반디앤루디스)는 강남에서 파격적으로 성장한 문고로 2000년대 후반 온라인 서점이 발달하면서 교보문고, 영풍문고와 함께 오프라인 지점을 늘리며 사업을 확장한 케이스입니다. 당시 온라인 시장이 커지면서 온.오프라인을 함께 잡으려는 시도가 많았는데요. 반디앤루디스는 대한민국 3대 서점으로 자리매김하여 꽤 선전을 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 롯데 잠실타워, 센텀시티 점에 크게 투자하여 유치를 한 뒤 높은 수수료와 임대료의 산을 넘지 못하고 결국 회생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서점 브랜드가 적은 우리나라에서 서울문고의 파산은 큰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나마 있던 서점마저 사라지게 된 것이죠. 유럽과 일본처럼 출판 선진국에서는 다양한 테마의 서점들이 도시 곳곳에 있기 때문에 시민들이 책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고 책뿐만 아니라 다양한 예술 창구를 서점에서 즐길 수 있어 독서율이 자연스레 높아지는 순환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도 많은 독립서점들이 생기고 있지만 부족한 매출로 인해 도산하는 경우가 많고 실질적으로 이를 뒷받침 할 사람과 활동이 없으면 결국 제자리걸음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적어도 서점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다고 합니다. 정서적이고 힐링을 할 수 있는 곳. 책을 모르는 사람도 한 권의 책을 집게 하는 곳이 바로 서점이기 때문이죠. 사람이 책을 좋아하지 않는 건 아직 책을 경험하지 못해서라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가끔은 시선을 책장으로 돌려 나에게 맞는 책을 읽으며 독서를 곁들인 일상을 보내는 게 어떨까 싶네요. 결국은 독자가 출판계를 살리는 것이니까요. 출판사 영업을 다녔을 때 문고 엠디님에게 더 이상 교보문고가 지점을 늘리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법적으로 문제가 되었던 것이죠. 아마 독점(?) 같은 개념이 아닐까 싶었는데 서울문고가 파산한 지금 그 제제가 과연 옳은 건지 틀린 건지 가늠을 할 수 없습니다. 서점이 많아지고 유동인구가 많아지면 자연스레 책 판매율은 오를 것이고 출판사 또한 매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겁니다. 특정 지역에만 몰리는 현상이 아닌 전 국민 모두가 집에서 가까운 서점에 들러 책 한 권을 살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물론, 인터넷 서점의 발전으로 더 이상 오프라인 서점의 힘이 커질 이유는 없지만 개인적인 바람으로 서점 브랜드가 하나 더 생겨 새로움 서점의 패러다임을 제시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