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시장에 적응하는 일
1. 2023년도 벌써 4개월이 지났다. 세월 정말 빠르다. 22년도에 달린 만큼 출판사는 성장했고 우린 새해를 맞이하며 더 큰 성장을 도모했다. 그러니 출판계가 어디 쉬운가. 계획한 대로만 됐다면 이미 10만 부는 책을 팔았을 테지만 시장은 빠르게 변화했고 나의 부족함 또한 여실히 알게 되었다. 출판시장에서 고착점에 도달한 것이다. 얼마 전 내가 운영하고 있는 <마인드 업데이트> @mindup.read 에 게시물이 1000개 넘어선 걸 보고 묘한 감정을 느꼈다. '8만까지 오기 위해 1000개의 콘텐츠를 제작해서 올렸구나.' 하루에 무조건 2개, 많게는 3개씩 올렸으니 작년부터 지금까지는 마인드 업데이트에 사활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채널을 키우며 나는 출판사 대표가 아니라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한층 성장했고 딥앤와이드는 8만이라는 팔로워를 가지고 있는 제법 굵직한 마케팅 채널을 가지게 되었다.
2. 내 노력을 미화하는 건 아니지만 나는 이렇게 채널이 크고 나면 책이 팔릴 줄 알았다. 하지만 나의 디폴트 값이 이미 올라갔기에 드라마틱한 변화를 느끼진 못한다. 우린 분명 좋은 저자와 좋은 책을 만들고 있고 이 책을 세상에 열심히 알리고 있다. 그렇지만 베스트셀러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에는 아직 한참이고 부족하다. 그 이유는 더도 말고 '부족한 마케팅' 때문이다. 사지에 몰렸을 때 인간은 더 빠릿빠릿해지지 않은가. 작년 가을부터 블로그와 포스트, 티 스토리를 재가동했고 인스타그램 채널 또한 새롭게 구축했다. 그렇게 해서 만든 도합 11만의 마케팅 채널. 이 공간을 앞으로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딥앤와이드의 방향은 달라질 거라고 생각한다.
https://www.instagram.com/mindup.read
3. 사실 2년 전이었다면 빠르게 팔로우를 모을 수 있겠지만 숏폼이 발전되며 콘텐츠는 더 많아졌고 SNS로직 또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시대의 흐름을 타야 한다는 말이 있듯 전과 똑같이 공장식 카드뉴스로 채널을 키우는 건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좋은 콘텐츠에 팔로워와 소통하며 일정의 '광고비'를 태워야 우상향 하는 채널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나는 결국 책을 '광고'해야 하는 사람이라 순수 콘텐츠로 무언갈 해내기는 솔직히 쉽지 않다. 결국 다양한 컨셉의 채널에서 더 많은 독자에게 콘텐츠를 제공하는 게 답인 것이다. 소비자에게 잦은 노출만큼 좋은 게 없다. 그러니 우리가 제일 잘하는 마케팅을 하는 게 옳다. 23년도에는 20만 팔로워에 도달할 수 있을까? 멈춰있는 현실에 가끔 화도 나고 답답하지만 고착은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기에 다시 한번 마음을 다 잡아본다. 못할 이유는 단 하나도 없다.
4. 출판사를 운영하며 제일 힘든 건 2-3년 뒤를 계획하는 것이다. 현재가 잘 되어야 미래도 잘 되겠지만 넋을 놓고 오늘 해야 할 일만 한다면 우린 무조건 도태될 것이다. 글쎄 모르겠다. 하고 싶은 건 분명 있지만 여건과 타이밍이 맞아야 무언갈 시도할 수 있으니까. 시장을 흔들만한 책을 만들진 못했지만 꾸준한 시도로 여기까지 잘도 왔다. 이제는 함께 가는 직원도 있고 남은 23년도에 기획한 모든 책을 무탈하게 내는 것이 목표다. 딥앤와이드에는 좋은 작가가 있다. 회피하지 않고 바지런하게. 무소의 뿔처럼 나아가자.
5. p.s 그리고 3월에 출간된 윤글 작가의 책 <그냥 좀 잘 지냈으면 하는 마음에> 많이 사랑해 주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