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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내면에서 울리는 소리를 따라가렴

딸에게 하고 싶은 말

by 태준열

사랑하는 내 딸에게.


우리는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모르는 경우가 많단다. 어른들도 마찬가지지.

지금 내 생각, 내가 하는 말이 정말 내 마음속에서 나온 것인지 아닌지 모를 때가 있다는거다.

깊게 생각하고 깨닫지 못하면 내가 갖고 있는 믿음이 옳은것인지 잘못된 것인지(그럴싸 한, 진짜 그럴 것 같은)모른 체 그냥 남들이 이끄는 대로 살아가게 된단다.


이런 경우는 의외로 많다.

친구들이 하는 말, 가족들이 하는 말, 뉴스에서 하는 말, 권위자들의 말, 신문에서 봤던 말.. 물론 그 말이 맞을 때도 있단다. 좋은 조언일 수도 있겠지. 하지만 모두 다 맞는 말은 아니란다.


중요한 것은 그 말들을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이거나

내 생각인 것처럼 여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라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고 사회 전반으로부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내가 말하는 것이 "정말 내 생각인가? 내 주체적 생각 맞는가?"이런 의심은 한 번쯤 해 볼 필요가 있단다.



좀 오래된 일이지만, 아빠가 지금 일을 시작할 때쯤 누군가에게 들었던 말이 있었어.

그는 전문가였고 업계 선배였고 사업을 하는 분이었지.


"이 바닥이 쉽지는 않아서 잘 안될 거야"

"열심히 해, 근데 어려울 거야"

"경쟁이 너무 심해서 쉽지 않을 거야"

"잘 하는 사람이 한둘이겠어?"


생각해 보면..의도는 응원이었지만 내용은 부정적인 시그널이었던 거지. 물론 그분은 걱정하는 마음도 있고 그냥 열심히 하라는 말로 조언을 했을 뿐이란다. 아빠는 그분의 진정성을 의심하진 않는다. 문제는 그 말을 받는 나의 마음이었단다.


아빠는 "어렵고 힘들다"는 것만 받아들였고 내 마음속에 두려움의 "감정"을 깊이 박아 놓았단다. 의도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두려움이 생각과 감정으로 어우러져 무의식 속에 자리 잡았던 것 같아. 다행히 지금은 완전히 극복했지만 한동안 그 말 "한마디"를 극복하는데 참 많은 어려움이 있었단다. 이후 아빠는 중요한 교훈을 깨달았지.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자신의 두려움을 투영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
사실 그도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
그것은 그의 의견일 뿐이라는 것.
당장 내일이 어떻게 펼쳐질지도 모르는 게
사람 일인데
어떻게 미래를 알 수 있을까.
그래서 오늘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




며칠 전 한 지인을 만났단다. 그는 시종일관 자신의 생각을 말했고 대부분이 부정적인 것이었다.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었지..

(이제는 좀 거리를 두어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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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잘못 돌아가고 있다

대한민국은 망해가고 있다

기업이나 개인이나 경쟁이 심해서 어렵다

경기가 어려워서 나도 힘들다

이미 유행이 지난 것이라 잘 될지 모르겠다

성공은 젊을 때 하는 것이라 이미 난 늦었다

나이 때문인가? 요즘 기력이 달려

나이를 점점 먹어간다는 것은 사회에서 점점 밀려가고 있다는 것이야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주변 인간관계가 점점 줄어든다..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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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생각은 정말 그의 생각이 맞을까? 그의 신념일까? 그의 경험일까?

아빠는 의구심이 들었단다.


그 역시 남의 생각 속에 살고 있는데 그것이 내 생각인양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냐 부정적으로 보냐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때로는 부정적일수도 긍정적일 수도 있으니까.


중요한 건 그 누구의 말이라도(심지어 전문가나 권위자라도) 생각의 거름망 없이 그냥 받아들여서 앵무새처럼 말하진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마치 내 생각인 것처럼 말이다.


그럼, 내 인생은 내 것이 아니라 그들의 것이 되는 거란다.

내 인생은 지나가는 달력(나이를 먹는 것)에도 있지 않고 남들의 조언 속에도 있지않다. 남들의 의견 속에도 있지 않지.


내 인생은 오로지 나의 "목적"속에 있단다.

나의 목적이 곧 삶의 동력이 되는거야.


무엇이 되는지 안되는지는 중요하지 않단다.

제일 중요한 건 "내가 원하는건지 아닌건지" 란다.


세상에서 하는 말을 먼저 듣지 말고 나의 내면에서 울리는 소리를 찾으려고 노력 해보렴. 그럼 언젠가 알게 될꺼야.


- 딸을 너무 사랑하는 아빠로부터



사진: UnsplashFabio Comparel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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