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에게 핀트를 맞춘다는 것

직원들이 떠나는 이유

by 태준열

인사팀장은 직원들의 이야기와 대표이사의 이야기를 모두 들을 수 있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그 사이에는 괴리감이 있다. 대표이사나 임원들이 생각하는 직원들을 위하는 방식과 직원들이 원하는 방식은 좀 다르다. 사실 대표의 잘못은 아니다. 하지만 대표의 잘못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결국 듣지 않기 때문이다. 듣지만 듣지 않는다. 성공자의 뇌는 성공자 입장에서 답을 내기 때문일까? 언제나 내가 해 왔던 방식이 성공을 해 왔으니 이번에도 내 생각이 맞을 것이란 믿음 때문일까? 아무튼 듣지만 듣지 않는다.



직원들은 과연 무엇을 원할까?

당연히 성장과 합리적 보상을 원한다. 더 많은 보상을 원하기도 하지만 납득 가능한 합리적 보상을 더 원한다. 조직생활도 마찬가지다. 직원들은 이해 가능한 경영 수준을 원한다. 참 이상한 게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보편적 시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경영방식과 의사결정을 볼 수 있다. 그렇지 않은가?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하는 것을 잘 들어보면 틀린 말들이 별로 없다. 물론 근거 없는 소문을 퍼뜨리고 사람들을 이간질 하는 직원도 있고 단순히 이것저것 불평하는 직원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나름의 시각으로 회사를 걱정하는 사람들이다. 지금까지 경험을 비추어 보면 솔직히 대표이사는 직원들이 왜 회사를 떠나는지 이해를 못한다. 사람이 떠나면 새로운 사람이 와야 하는 것도 맞고 "대체 불가능한 사람은 없다" 란 말도 맞는 말이다. 하지만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직원들이 이직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퇴직 면담을 하면서 느꼈던 점은 직원들은 이런 것 때문에 조직에 실망하고 결국 떠난다.


1. 의사결정 잦은 번복 : 기준과 원칙은 엄연히 다르다. 직원들을 정말 힘들게 하는 것은 원칙이 없는 것이다


2. 마이크로 컨트롤: 일을 소유하고 주도성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까라면 까야하는 분위기, 그런 느낌이다. 직원들을 못 믿으면 믿을만한 사람을 채용하던지, 성장시키든지 아니면 내보내던지.


3. 진짜 내 생각을 말하지 못하는 것: 맞고 틀리고의 문제는 아니다, 그저 말하지 못한다는 것에 대한 실망감이다. 내가 이런 말을 해도 '안전'하다는 느낌은 없다. 내 마음을 맞춰봐 식의 질문은 최악이다.


4. 잦은 정리해고: 인력 조정은 솔직히 방만한 경영의 결과다. 경영진의 책임이다.


5. 이해할 수 없는 조직개편과 이동: 누구를 위한 조직개편인지 무엇을 위한 이동인지 전혀 이해가 안 간다.


6. 보상정책: 상후하박. 더 많은 일을 하고 더 가치있는 일을 하는 책임자급이 그만큼의 대우를 받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경우도 정말 많다. 회사의 리더가 정말 리더인지는 직원들이 정확히 안다.


7. R&R: 조직 내 업무구조, 직무관리, 담당, 권한과 책임소재가 불분명 하면 직원들은 자신의 진짜 커리어를 만들어가기 힘들다. 물론 완벽함을 바라지 않는다. 하지만 최소한 어느정도의 노력은 있어야 한다. 조직진단을 해 보면 모호한 업무구분과 혼동, 몇몇사람에게 일이 몰리는 현상 때문에 조직의 공정성이 와해된다.


더 많은 요인이 있지만 일단 이 일곱 가지만 봐도 직원들의 실망감이 커질 가능성이 보이고 업무 자유도가 많이 떨어져 보인다. 물론 매사 모든 일을 결정할 때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는 없다. 의사결정은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의 고유 권한이기도 하다. 여기에 토를 달 생각은 없다. 하지만 경영진의 이해할 수 없는 경영방식과 의사결정이 직원들을 떠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라는 것은 사실이다. 어쩌면 잘못된 의사결정의 근거는 그들 스스로 만들어낸 "관념"속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될 것이다" "이런 것일 것이다"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이러면 괜찮을 것이다" "이렇게 하면 이렇게 나올 것이다"... 모두 관념 속의 생각이며 그림이다. 아무리 좋은 대학을 나오고 좋은 회사의 경력이 있어도 참 이상한 게.... 가까이서 보고 느낀 점은 의사결정을 할 때 "~ 것이다"라는 말을 제일 많이 한다는 것이다. 지식과 경험에 대한 자기 맹신 인지도 모르겠다... 인사책임자로 여러 해 여러 회사 여러 사람들을 겪어봤지만.. 이상한 의사결정을 하고 잘못된 결과를 가져오거나 예상을 저만치 빛나갔던 결정을 한 경영진은 결과에 대해 말 한마디도 없었다. 그저 합리화할 뿐. 이러한 현상이 자주 일어날수록 직원들은 조직을 떠나려 한다.



더 큰 문제는 "직원들을 위하는 좋은 생각"에 있다. 좋은 생각은 항상 좋은 결과를 낳지 않기 때문이다. 직원들의 실망감은 조직에 나쁜 일이 일어나서가 아니라 핀트가 맞지 않는 선의에서 더 커진다. "이게 아닌데....." "우리가 이걸 좋아해야 하나?"... 이런 말들이 들려오는 것은 모두 핀트가 맞지 않는 선의에서 온다.



멋진 사진을 찍으려면 피사체와 렌즈와의 핀트를 맞추어야 한다. 핀트가 맞지 않으면 좋은 사진이 나올 수 없다. 사람과 조직에 대한 의사결정도 마찬가지다. 직원들과의 핀트를 맞추지 못하면 절대 강하고 오래가는 회사를 만들 수 없다. 직원들과의 핀트는 직원들의 want와 needs를 잘 구분하는 것이다. needs는 "현재"이고 "want"는 현재가 영향을 주는 "미래"다. 필요한 것은 당장 맞추지 않아도 조금씩 해 나가면 된다. 하지만 미래가 보이지 않는 것은 어찌할 수 없다. 직원들과의 "핀트"는 회사와 직원들의 미래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이다. 이 부분에서 전혀 미래가 보이지 않으면 당연히 직원들은 어떻게든 떠날 기회만 보고 있을 것이다. 사람이 떠나면 사람을 채용하면 된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그 조직은 어떻게 될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핀트를 맞추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아닐 수 있다. 듣지만 듣지 않는 원리와 같다. 해야 할 상황, 하지 말아야 할 상황, 해도 나쁘지 않을 상황, 하면 좋을 상황 이 4가지를 구분하지 못하면 핀트를 맞추지 못한 것이다.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고 그 안에서 직원들이 성장할 수 있는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다면 직원들에 대한 "핀트"와 상황에 대한 "핀트"가 잘 맞고 있는 건지 다시 한번 점검해 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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