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생각실험

‘원래 그런 것’은 없다

이렇게 하면 어떨까 와 같은 도발적인 질문이 필요하다

by 박종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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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질문인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에 어려움을 갖는 것을 봅니다. 주어진 4개의 점을 연결해서는 정사각형을 그릴 수 없을 것처럼 보입니다. 왜냐하면, 4개의 점이 정사각형의 꼭짓점이 되어야 한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런 조건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렇게 정사각형을 그리면 됩니다. 물론, 정사각형을 그리는 방법은 또 있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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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질문은 선입견을 생각하게 합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많은 선입견을 갖고 있습니다. 존재하지 않는 어떤 가정을 스스로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것을 지적하는 대표적인 문제가 점 9개를 종이에 연필을 떼지 않고 선 4개로 연결하는 문제입니다. 이 문제는 한 번씩 보셨을 거 같습니다. 많이 알려진 대표적인 문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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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는 사람들은 9개의 점으로 이루어진 어떤 틀을 생각하고 그 틀에서 벗어나면 안 된다는 스스로의 가정을 만든다는 것을 지적합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스스로 만들어놓은 틀을 벗어나게 선을 그려야 문제가 해결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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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아들 딸이 어렸을 때, 이 문제를 어디선가 보고 자신들은 4개의 선이 아닌, 3개의 선으로도 9개의 점을 모두 연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이들의 방법은 이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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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아이디어로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답을 찾은 아들과 딸은 매우 기분 좋아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의기양양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수학에서 점과 선은 위치는 존재하지만, 크기는 존재하지 않아. 그래서 그렇게 그리는 것은 수학적으로는 올바른 방법이 아니란다.”


나의 말에 순응을 주로 하는 녀석은 “그렇군!”하고 고개를 끄덕거렸습니다. 그런데, 항상 도발적인 녀석은 “꼭, 수학일 필요는 없잖아?”라고 말하더군요. 그냥 종이에 점 찍고 선 그리는 건데, 그것이 꼭 수학적인 의미의 점과 선일 필요는 없다는 거죠. 도발적인 그 주장에 저는 한발 물러섰습니다. 아이의 말처럼, 우리가 만나는 점과 선은 꼭 수학적인 의미의 점과 선이어야 한다는 어떤 존재하지 않는 가정을 제가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카카오뱅크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PC를 통하지 않고 모바일로 직관적이고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사용자 경험을 주고 있죠. 편의성을 극대화한 카카오뱅크는 ICT 인력과 금융권에서 일했던 사람들이 같이 만들었습니다. 금융 상품을 만들 때, 금융권에서 일했던 사람들은 자주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원래 그런 거야”

”이게 상식이야”

“이렇게 해야 해”


이렇게 말하며 서비스를 기획하던 그들에게 금융권 일을 처음 접했던 ICT 출신들은 계속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그게 왜 그런데?”

”꼭 그렇게 할 필요는 없잖아?”

“이렇게 하면 어떨까?”


기존에 존재하던 가정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모든 것에 도발적으로 질문을 했던 결과가 시중 은행들과는 전혀 다른 디자인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 것입니다.


IT 기술을 갖고 전통적인 서비스를 시작하는 회사가 있고, 전통적인 서비스를 하던 회사가 IT 기술을 도입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령, 기술을 갖고 있던 아마존이 처음 팔았던 것은 책이었습니다. 아마존이 인터넷으로 책을 팔기 시작했을 때, 전통적인 오프라인 매장을 갖고 있던 서점들도 기술을 도입하여 온라인 서점을 열었죠. 이렇게 IT 기술을 갖고 기존의 비즈니스에 뛰어든 회사와 전통적으로 사업을 하던 회사가 기술을 도입하여 벌인 경쟁에서 승리한 쪽은 대부분 IT 기술을 갖고 기존의 비즈니스에 뛰어든 회사들이었습니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매장을 갖고 있던 회사들은 자신들이 어떤 고정된 ‘가정’을 갖고 있는지도 모르고, “이 일은 원래 이렇게 하는 거야”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한 결과였죠.


우리가 경계해야 할 말이 “원래 그런 거야”라는 말입니다. “원래 그래!”라고 말하기 시작하면 새로운 해석이나 상상력이 원천 차단됩니다. “원래 그런 거야”라고 말하는 순간 우리는 질문을 멈추게 되고 변화에서 멀어지며 과거의 것을 그대로 반복하게 됩니다. 원래 그런 것은 없습니다. 세상이 매우 빨리 변하고 있는 요즘 세상에는 더 더욱이 없습니다. “꼭 그렇게 해야 해?” “이렇게 하면 어떨까?”와 같은 사소하면서도 도발적인 질문이 새로움을 만드는 것입니다.


박종하

mathian@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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