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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종하 Nov 29. 2018

3. [수학 일반] 관찰로 시작한다

초등학교 5학년도 풀 수 있지만, 고등학교 3학년도 못 풀 수 있는 문제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푸는 문제입니다. 물론, 이 문제는 초등학교 5학년도 풀 수 있는 문제지만, 고등학교 3학년도 풀지 못할 수 있습니다. 수학에 관한 지식이 더 많다고 문제를 잘 푸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문제 풀이를 위해 다양한 접근을 해본 경험이 필요하기도 하고, 지금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이런저런 궁리를 하며 에너지를 쏟는 것이 필요할 거 같습니다. 아무튼, 아이들은 푸는데 어른은 풀지 못할 수도 있는 이런 문제가 흥미롭습니다. 



문제를 풀기 위해서, 일단 관찰을 한번 해볼까요? 어떤 공식이나 이론을 생각하는 것보다 먼저 해야 하는 것이 관찰입니다. 특히, 101번째 수를 찾으라는 것은 어떤 패턴을 찾으라는 의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단, 2의 배수도 아니고 3의 배수도 아닌 숫자를 찾기 위해서 1부터 시작하여 몇 개의 숫자를 써보며, 해당하는 숫자가 나타나는 패턴을 찾아보시죠.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구체적으로 2의 배수도 아니고 3의 배수도 아닌 숫자를 동그라미 치며 찾다 보면,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숫자들을 다음과 같이 3개씩 묶어서 생각해볼까요?

3개씩 묶인 묶음의 마지막 숫자는 3의 배수입니다. 따라서 묶음에서 마지막 숫자는 우리가 원하는 숫자가 아니죠. 그리고 묶음의 앞 2개의 숫자는 연속되는 숫자이기 때문에 짝수가 하나씩 들어가게 됩니다. 따라서 둘 중 하나는 우리가 원하는 숫자가 아니고, 하나는 3의 배수가 아닌 홀수로 우리가 찾는 숫자입니다. 결론적으로 3개씩 묶은 묶음 안에는 3의 배수도 아니고, 2의 배수도 아닌 수가 딱 하나씩만 들어가게 되는 겁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우리가 찾는 100번째 숫자는 3개씩 묶은 것의 100번째 묶음에 있습니다. 3개씩 묶은 것의 100번째 묶음은 (298, 299, 300)이죠. 따라서 101번째 묶음은 (301, 302, 303)이고, 우리가 찾는 101번째 숫자는 301입니다. 



실제로 이 문제가 고등학교 3학년에게 출제된다면, 101번째 수를 찾는 것이 아니라 2019번째 수를 찾는 것으로 바뀔 것 같습니다. 101번째 숫자를 찾는 패턴을 발견한 사람이라면 2019번째 숫자도 자연스럽게 찾을 수 있습니다. 3개씩 묶어서 2018번째 묶음은 2018 X 3 = 6054이기 때문에 (6052, 6053, 6054)이죠. 따라서, 우리가 찾는 2019번째 숫자는 6055입니다. 


이 문제를 푸는 핵심 아이디어는 숫자들을 3개씩 묶어서 생각해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아이디어는 이론적인 근거가 있는 것이 아니죠. 수학에 관한 이론을 많이 알고 있는 사람도 이런 문제를 처음 보자마자 ‘3개씩 묶어서 생각하자’는 아이디어를 떠 올릴 수 없습니다. 이런 아이디어는 문제에서 원하는 숫자가 어떤 패턴으로 나타나는지를 관찰하며 찾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겁니다. 수학은 패턴을 찾는 관찰에서 시작된다는 명언을 우리가 남길 수 있겠네요. 이미 누군가 이야기한 명언일 가능성이 높겠지만 ㅋㅋ 



비슷한 문제 하나를 더 살펴보겠습니다


        ① 이번에도 관찰을 시작해보겠습니다. 주어진 숫자들을 한번 전체적으로 보시죠. 숫자를 잘 파악하기 위해 작은 것부터 순서대로 한번 써보겠습니다. 

                                    3,  6,     9,  12,  15,     19,  21,  25,     27,  30                                                  


        ② 이렇게 숫자를 구체적으로 써보면 주어진 숫자들이 19, 25을 제외하곤 모두 3의 배수라는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렇게 어떤 특징이 잡히면 그것이 문제 해결의 단서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③ 3의 배수라는 단서를 생각하며, 그것과 관련된 직관적인 아이디어를 한번 생각해보시죠. 우리가 만들려고 하는 50은 3의 배수가 아닙니다. 3으로 나누면 나머지가 2입니다. 19와 25는 모두 3으로 나누면 나머지가 1입니다. 따라서, 50을 만들려면 19 + 25가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19와 25를 제외한 나머지 숫자들은 모두 3으로 나누면 나머지가 0이기 때문이죠. 


        ④ 이제 논리적으로 따져보면, 50 – (19+25) = 6입니다. 따라서, 6, 19, 25 이렇게 3개를 선택하여 그 합으로 우리는 50을 만들 수 있는 겁니다. 또한 논리적으로 우리는 이 3개의 숫자 외에 다른 숫자를 선택해서는 50을 만들 수 없다는 것까지 주장할 수 있습니다. 


가우스의 일화

일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수학자를 이야기할 때 많은 사람들은 가우스를 뽑습니다. 가우스의 아주 유명한 이야기로 그가 10살 때, 선생님이 1 + 2 + 3 + …… + 100을 계산하라고 했는데, 바로 5050이라는 답을 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모든 학생이 1 2 3 4를 순서대로 더하고 있을 때, 가우스는 1 + 100, 2 + 99, 3 + 98을 하며 101이 되는 쌍이 50개가 있음을 알아차렸습니다. 친구들이 순차적으로 더하기만을 하고 있을 때, 가우스는 문제를 전체적으로 관찰을 한 것입니다. 관찰을 통하여 어떤 힌트를 발견한 가우스는 상황을 재구성하며 쉽게 문제를 해결한 것이죠.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관찰입니다. 관찰을 통하여 일정을 패턴을 발견하기도 하고, 핵심이 되는 열쇠를 찾기도 하는 것이죠. 


박종하

mathian@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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