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을 위한 수학 공부법 1
고등학교에서 20년 가까이 학생들을 지도하며 느낀 것은 1학년 신입생들 중에서 많은 학생들이 중학교 때까지는 수학을 잘하는 편이었는데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수학 성적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이 상황에서 우리가 먼저 성적이 떨어지는 이유를 분석하고 대비해야 성적을 올릴 수 있겠지요.
“고등학생을 위한 수학 공부” 1탄으로 먼저 중학교 수학과 고등학교 수학의 차이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수학 교과서 내용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구체화에서 추상화로 가는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초등학교에서 수학을 공부할 때는 대부분의 수업에서 구체적 조작물을 가지고 수업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더하기, 빼기 같은 경우에 직접 바둑알을 가지고 놓고, 빼면서 그 과정을 직접 익히기도 하고, 분류와 같은 경우에도 여러 가지 구체물을 가지고 같은 것끼리, 다른 것끼리 직접 나눠보는 활동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중학생이 되면 초등학교 보다는 그 횟수가 줄어들면서 수학이 초등에 비해 더 추상화됩니다. 그래도 매 학년 2학기에 배우는 순수기하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구체적 조작에 대해서 그 과정을 파악하기가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과정에 접어들면서 대부분의 수학이 완전히 추상화되어 구체적 조작으로 그 과정을 이해하기가 힘들어집니다. 특히 기하학의 경우 해석 기하로 접어들면서 학생들이 이제는 사고과정을 통하여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 시기로 접어듭니다. 고등 수학은 대부분 추상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고등학생이 되면 수학이 추상화되어가고 있고 사고를 바탕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먼저입니다.
또한 중학교 과정에서 전혀 다루지 않았던 로그, 수열, 급수, 극한, 미분, 적분, 벡터 등의 새로운 개념이 많이 등장하기 때문에 추상화와 더불어 난이도 또한 상승하게 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학생들이 중학교와 같은 자세로 고등학교 수학을 대한다면 수학이 어렵고 성적이 하락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됩니다.
중학교 교과서는 여러 가지 교재들 중에서도 페이지 수가 비교적 여유 있게 작성된 책입니다. 교과서마다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평균 한 학기에 130페이지 내외를 배우면 되는 정도의 양입니다. 한 학기가 17주로 구성되어 있고 주당 수업시수가 4단위인 경우가 많으므로 결국 중학교에서 수학은 수업 1시간에 2페이지 정도 공부하는 되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런데 고등학교 수학 과정에서 자연과정을 기준으로 하면 수능에 응시하기 위해서는 2009개정 교육과정을 기준으로 수학 I, 수학 II, 미적분 I, 미적분 II, 확률과 통계, 기하와 벡터와 같이 6권의 교과서를 배워야 합니다. 대부분의 학교는 2학년 과정까지 수능 응시과목을 모두 배우려는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있으므로 2년, 4학기 만에 이 6권의 교과서를 모두 배워야 합니다. 이 6권의 교과서가 일반적으로 한 권당 220페이지로 구성되어있다고 생각해보면 1학년 때에는 학기 당 1권, 2학년 때에는 학기 당 2권씩 배우게 됨으로 중학교 수업과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1학년 때에는 평균 3~4페이지 정도를 공부해야 하고, 2학년 때에는 시간당 평균 6페이지를 공부 해야 합니다. 게다가 고등학교 때는 교과서 이외에도 부교재로 다른 기본서나 문제집을 많이 선택하여 공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중고등 수학의 난이도 차이가 전혀 없다고 가정해도 대략적인 계산으로 고등학교 때 공부해야 할 수학의 절대량이 중학교 때의 2~3배 이상이라는 결과가 나옵니다.
학교 시험 즉 내신의 경우 기본적으로 배운 내용을 위주로 평가하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중학교 내신 시험에 비해서 고등학교 내신 시험이 좀 더 복합적으로 개념이 조합되어 출제되는 경향을 가지고 있는 편입니다. 그 이유는 중학교는 절대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고등학교는 9등급제인 상대평가로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동점자가 최대한 적게 나오도록 하면서 학생들의 성적이 고르게 분포되도록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고등학교 과정이 중학교 과정에 비해서 전형적인 유형(기본이 되는 문제 유형)의 수가 월등히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전형적인 유형의 문제의 풀이를 외워서 공부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시간이 투자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내신 시험만을 위해서도 고등학교가 중학교에 비해서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며 제대로 된 공부법을 사용해야 함을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