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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블링 Dec 23. 2021

이렇게 하면 자녀를 서울대 보낼 수 있습니다?

엄마표 수학을 하는 목적

'두 아이 서울대와 하버드 보낸 엄마가 챙긴 이것'

'부모의 00이 자녀를 영재로 만든다'

'00 영어 자신감을 키울  있었던 이유 

- feat. 아빠표영어'

'우리 아이,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인재로 만드는 

엄마표 학습 방법'

'서울대 의대, 엄마가 이것만 챙기면 갑니다'

내가 자주 보는,

너무나도 솔깃한 유튜브 채널의 썸네일들이다.


이런 썸네일을 보다보면, 정말 이것만 하면 우리 아이도 서울대를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렇게 못하면 지금 초등학생인 내 아이가 대학교 문턱에도 못갈 것 같은 불안한 마음도 든다.


가수 이적의 어머니이자,  아들을 서울대에 보낸 여성학자인 박혜란 작가님은 본인의 책에서 아이는 '내버려두면' 큰다고 했다.

하지만 읽다보면 '이건 아니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버려 두었다고 하기엔 작가님은 평생 공부하는 본을 보이셨고, 결정적으로 부부가 다 서울대 출신이라 평범한 출신의 우리네가 따라했다가 봉변(?)을 당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드니 말이다.

위로가 되었으면 해서 찾은 책인데 되레 위화감이 든다. 참 못났다.ㅠ


어쨌든 저러저러한 이야기들을 보고 듣다 보면,

'내가 하는 행동이나 말에 따라 우리 아이가 영재가  수도 있고, 서울대도  수도 있고, 창의적인 인간이 될 수 있구나',

'내가 제대로 못하면 우리 아이 인간 구실 못할 수도 있겠구나' 라는 등골오싹한 생각이 머리를 스치게 된다.

그러니 집에서 공부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애를 잡을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다 그들 탓이다. 


핑계거리를 읊어댔듯 에미는 재이(아들, 초2)를 잡고 있었고, 잡히지 않는 재이는 괴로워하고 있었고, 그렇게 지옥같은 며칠을 보내고 살기위해 방법을 찾아 헤맸다. 

대부분의 자료는 위와 같은 것들이었고, 그래서 더욱 마음은 괴로웠다.

'지금이 얼마나 중요한 시기인데 이렇게 흘려보내서  것이냐' 같은 자책하는 마음과,

'그래서 도대체 어떻게 하란 말이냐, 우리 애는 도저히 따라주지 않는데' 라는 자포자기의 마음이  동시에 들 뿐이었다.


그러다 어디선가 내게 한줄기  같이 반짝하며 다가온 아래 문장을 공유하고자 한다.

(여기저기 하도 자료를 많이 뒤져서 누가 이런 위대한 말씀을 하셨는지 출처를 밝히지 못한다는 것이 한스러울 뿐이다.)


"초등학교 공부의 목적은 자기효능감 만들기 이다."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다른건  제쳐두고 '학습'의 분야만 해당한다는걸 밝혀둔다)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여러 아이들을 봐온 경험상'중학교 고등학교때 정신차린' 아이들은 아무리 기초가 안되어 있든, 내팽겨쳐져 있었든, 집의 경제적 사정이 어렵든 일단 공부를 잘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아무리 기초가 탄탄해도엄마가 무진장 챙겼어도, 집에 돈을 쌓아놓고 살아도 '본인이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공부를 잘하기란 어렵다.


즉, 공부라는 것은 '본인' '정신 차렸을 (철들거나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하는 것이고, 그 결과로 입시가 결정된다. 


그 당연한 사실을 '교사'에서 '학부모'가 되는 순간, 잊고 있었다.


엄마는 아이를 영재원에는 보낼  있다.

당장 눈앞의 초등 3학년수학 100점도    있다.

하지만 서울대를 보내거나수능 수학1등급은 받게   없다.


초등까지는 가능하다. 아니 학교 아이들을 봤을 때, 중1까지 가능하다.

그 이후에는 과외선생님을 붙이든 학원을 보내든 공부할 수 있는 도움은 줄 수있으나 아이가 직접 머리를 쓰며 손을 써서 공부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엄마의 능력 밖의 일이다.

그럼 초등100점을 위해 그렇게 애를 잡는 것이 의미가 있나?


초등 100점이 수학1등급을 보장해주는 것이 아닌 이상, 지금  앞에 있는 심화문제 하나를  풀고 안풀고가 뭣이 중하냔 말이지. 게다가 얘는 이 문제를 보면서 온몸에 두드러기를 만들고 있는데.


지금 에미가 해야  것은  아이가 '공부가    '이라는 마음을 가지게  주는 , 그것 인 것이다.




정신차리고 보니 책에서 수없이 읽고 또 읽었던 내용이다.

하지만 와닿지 않아서, 욕심이 눈앞을 가려서 자극적인 썸네일들만 보고 가려했던 것 같다.


 서울대에 아이를 보내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다. 하지만 서울대라는 세글자가 우리나라 학부모들에게  매력적이라는건 부인하지 못하겠다.

학벌로 먹고사는 세상이  이상 아님에도 불구하고, 평생을 책임질 부를 물려주지 못한다면 그것을 대신할만한, 기댈만한 구석을 만들어 놓아야 그래도  굶지 않고 살지 않겠냐는 마음을 가진다.


하지만 이제  마음은 '자녀에 대한 사랑'이었다고  스스로를 위안하며 일단  구석에 밀어 놓아야   같다.  힘으로 만들  있는 것이 아니므로.



'직사각형의 정의'를 재이가 자기 입으로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것에 마음을 다해 칭찬하고,

더불어 조건을 하나만 더하면 정사각형이 된다는 것을 오늘이 가기 전에 알려주는 것.

그래서 재이가 '수학을 잘하진 않지만, 못하는건 아냐!'라는 자기효능감을 가지게 해 주는 것.


지금 내가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것을 해 나가며 엄마라는 이름으로 만든 지옥에서 함께 벗어나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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