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공부와 아이들의 공부는 닮아 있다
작년 9월부터 슬로우 조깅을 시작한 상황이다.
일주일에 세 번은 꼭 뛰겠다고 마음먹었지만, 그 약속을 지키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요즘은 아주대학교에서 수학 전공 공부도 함께 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이 공부 역시 만만하지 않은 영역이다. 책상 앞에 앉아야 할지, 운동화를 신어야 할지 고민하게 되는 상황이며, 결국 공부를 선택하는 날이 더 많아지는 흐름이다. 대학 수학을 다시 마주하면서, 억지로 공부해서 대학에 간 아이들은 이 과정을 잘 버틸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이 드는 지점이다.
처음에는 3km를 뛰는 것도 쉽지 않은 상태였다. 겨우 뛰고 나면 밥맛만 좋아지고 몸무게는 오히려 늘어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시기였다. 이게 과연 도움이 되는 것인지 의문이 드는 구간이기도 했다. 그래도 ‘이왕 시작한 것, 내년에는 마라톤에 나가보자’는 마음 하나로 이어온 과정이다. 그러다 5km 마라톤을 신청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거리를 조금씩 늘리기 시작했더니 그 시점부터 몸에 변화가 나타나 체중이 줄기 시작했고, 현재는 5~6kg 정도 감량된 상태이다. 연휴나 모임으로 1~2kg이 늘어나도 며칠만 다시 뛰면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몸으로 바뀌었다.
5km를 50분 안에 뛰는 목표를 달성한 이후, 10km에 도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오늘, 그 중간 단계인 6km에 도전한 날이다. 어제 저녁 막걸리를 마신 영향인지 출발부터 몸이 무거운 상태였고, 페이스 역시 평소보다 느렸다. 무엇보다 힘들었던 부분은 거리이다. 고작 1km가 늘어난 것뿐인데, 그 1km가 유독 멀게 느껴지는 구간이었다. 뛰는 내내 ‘이번에는 그만둘까, 다음에 다시 도전할까’라는 생각이 반복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멈추지 않게 만든 이유가 있다. 지금 포기하면 다시 시작하는 것이 더 어려워질 것 같다는 생각때문이다. 결국 멈추지 않았고, 6km를 완주했다. 러닝이 끝나니 다리는 무겁고 온몸에 힘이 빠진 상태였지만, 동시에 하나의 확신이 남는 경험이다. 내일은 오늘보다 덜 힘들 것이라는 확신이다. 이렇게 쌓이다 보면 결국 10km도 뛸 수 있는 상태에 도달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아이들도 비슷한 구조 속에 있는 존재이다. 원하지 않는 공부를 하면서 난이도가 올라가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점점 더 버거워지는 흐름이다. 누군가에게는 6km가 쉬운 거리일 수 있지만, 어떤 아이에게는 1km를 늘리는 것조차 큰 결심이 필요한 과정이다.
그래서 더 분명해지는 결론이다. 사교육이 해야 할 일은 평가가 아니라, 아이들이 한 걸음 더 가보게 만드는 역할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해냈다’는 경험을 쌓게 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학교가 결과를 확인하는 곳이라면, 학원은 과정에서 버티게 해주는 곳이어야 하는 공간이다.
오늘의 6km 경험이 아이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