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들과의 모임
지난해 12월 1일 제주여행을 함께했던 다섯 명의 지인들을 만나는 날이었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거울 뉴런을 경험한 저녁 회식이었다. 거울 뉴런은 인간의 뇌신경에 분포하고 있으며 공감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 있단다. 좋은 사람들과 만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경우가 거울 뉴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예전에 같이 근무하던 지역의 이름을 따서 용마회라고 정해 정기적인 회비를 내며 모이고 있다. 모임은 정기적이지 않고 코로나 상황을 보면서 정하거나 분기에 한 번은 만나려고 노력한다. 월회비 5만 원씩 모아 여행을 하는 목적이 1순위고 만나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2순위다.
코로나 확진자 수가 완만하게 줄어들고 있어 모이게 되었다. 직장을 통해 만났던 사람들과는 일정한 모임을 결성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만남을 유지하기가 힘들다. 사는 곳도 다르고 개인별 업무시간도 다르기 때문에 서로의 결속력을 위하여 공용 통장을 만들고 회비를 걷어야 비로소 만남이 형성된다.
용마 모임은 알뜰한 종백 총무 덕분에 소고기도 양껏 먹을 수 있었다. 모임 인원도 여섯 명이라 꽉 찬 느낌이다. 처음에 정하고자 했던 메뉴는 장어구이였는데 내가 장어와 안 좋은 기억이 있어 소고기 구이로 변경을 권유했고 받아들여졌다. 넉넉한 회비로 소고기를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
태릉입구역 근처에 있는 ‘참만나’에서 저녁 7시로 약속을 잡았다. 집에서 걸어가면 40분 정도 소요될 것을 예상하여 6시에 출발했다. 가다가 공릉역에서 총무와 만나 함께 걸어갔다. 참만나에 도착하니 약속시간 20분 전이었다. 도착했다는 메시지를 카톡 방에 남기자 도착 직전이거나 약속시간 안에 도착한다는 답장들이 올라왔다.
총무와 난 한우 투뿔 채끝등심 600g 18만 원을 주문했다. 이왕 먹는 거 거하게 ‘소고기 좀 먹었다’는 소문나게 먹자는 의도의 반영이었다. 셋이 한 테이블에 앉았고 테이블당 한 판씩 하고 한우육회도 추가했다. 뱃속에 소고기 기름이 둥둥 뜨겠다.
"까짓것 먹어보자고, 원 없이 먹는 거지 뭐” 내가 선창 했다.
‘그러시지요. 돈도 많은데요” 총무가 응답했다.
주문한 채끝등심이 나오자 가장 먼 거리에 사시는 현준님과 참만나 근처에 사는 재욱이가 같이 도착했다. 여행 이후에 첫 만남이니 반가웠다.
"어서 오세요.” 서로의 손을 잡고 그동안 평온했음을 나눴다. 재욱이는 1월에 가족 전체가 코로나 확진으로 고생했었다고 한다. 다행스럽게도 지금은 무탈하다고 한다. 덕을 많이 쌓아 그럴지도.
채끝등심을 주문했더니 새싹 삼을 일 인당 한 뿌리씩 나눠주신다. 새싹 삼의 효과는 별로 없겠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잠시 후 택용이가 왔고 규희가 가장 늦게 도착했다. 다들 도착했으니 입가심용 소맥으로 건배.
비싼 메뉴를 주문해서인지 참만나 이모님이 정성껏 구워주신다. 우린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었다. 고기도 남이 구워 줘야 더 맛있는가 보다. 육회는 아삭한 배와 함께 먹으니 단맛이 느껴졌다. 입안이 단맛으로 가득 차는 것이 비단 고기 맛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먹기에 맛이 배가되는 것일 것이다. 서로의 변함없는 얼굴을 마주하니 눈이 즐겁고 마음이 편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마더 테레사 효과라는 것이 있다. 마더 테레사의 선행에 관한 일대기를 보여주면 면역기능이 향상된다는 것이다. 직접적인 봉사활동을 하는 것은 물론 타인의 선행을 보는 것도 효과가 지속된다고 한다. 바로 인간에게는 거울 뉴런이 있기 때문이란다.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도 마찬가지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한다. 좋은 사람들의 평온한 얼굴을 만나면 나도 덩달아 평온해지는 기분이 들 때가 있을 것이다. 이처럼 좋은 사람들과 만남은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준다. 그래서 오늘따라 고기와 소맥이 달았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