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소소한 이야기

노년 일상 단면

by 폴초이


용인에 사는 동생이 고향에 계신 어머님을 모시고 노인전문병원을 가기로 한 날에 일이다. 진료 후에 다시 시골로 모셔다 드리는 것은 오빠 몫이란다. 알겠어.


아침에 일어나 차 안에서 마실 요량으로 커피를 핸드 드립으로 내려 준비했다. 평일이지만 출근시간대라 중부고속도로까지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광주-화성 고속도로에 진입하자 제 속도를 낼 수 있었다.


용인 노인전문병원에 도착 직전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머니께서 코로나 확진이라고 주간 돌봄 센터에서 연락이 왔다는 것이다. 이런


다행히도 큰 증상은 나타나지 않는다고 한다. 3차 접종까지 완료하신 덕분인가 보다. 연락을 받고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 확진이라도 3차 접종자들은 나이에 구분 없이 일주일간 요양하면 무난하게 지나간다고 들린다. 친구 어머님도 그렇게 보내셨다고 하니 안심은 하면서도 한쪽의 걱정까지 떨치지 못했다.


지난해 어머니께서 장기 요양 등급 5급 판정으로 재가시설 이용일이 주 3일 가능하게 되었다. 요양등급 사실을 말씀드리며 돌봄 센터에 하루 체험하도록 하였을 때다.

다녀오신 뒤에

" 나 거기 안 가면 안 되냐. 거기 오는 노인네들은 정신이 오락가락하더라."

"어머니, 유치원이라고 생각하세요." 치매 어르신만 가는 곳이 아니고 말동무하러 간다고 생각하시라고 설득하였다.


그렇게 해서 주간 돌봄 센터를 다니시게 되었다. 처음엔 시설 이용에 거부감을 보이더니 하루하루 다니면서 친구도 사귀고 프로그램 참여로 센터 가는 날이면 결석하지 않으신다.


최근 들어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면 시설 이용자 모두 PCR 검사 실시 후 음성이신 분은 돌봄 센터를 이용할 수 있다 보니 띄엄띄엄 확진자 어르신이 발생하고 있다. 이번엔 어머니께서 확진되어 일주일간 자가격리에 들어가게 되었다.


우리나라도 해마다 노령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이미 고령 사회 국가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 주간 돌봄 센터, 요양원, 요양병원 등 시설을 이용하는 노인분들이 매년 증가하고 있고 그와 관련된 노인 돌봄 시설 또한 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사회복지법인이나 비영리법인에서 운영하는 시설보다 개인이 운영하는 시설이 더 많아지고 있다. 가깝게는 우리 고향이 읍내 면 단위 마을인데도 주간 돌봄 센터 두 곳이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내년에 또 생길지 모른다.


현재와 미래는 시골마을엔 부모님이 계시고 대도시엔 그 자녀들이 거주하는 형태의 가족 분화 시대라고 할 수 있다. 벼농사나 밭농사를 경작할 수 있는 신체능력을 상실한 분들은 원거리 자녀들이 경제적으로 부양하고 있다. 나 같은 경우에도 두 가족을 부양하는 처지다.


2년 전에는 아버지를 주간 돌봄 센터에 보내기 시작했고 작년부터 어머니까지 다니신다. 다음 단계로 어디를 가시게 될지 불편한 진실은 마음속으로만 확인하고 있다.


노인복지의 개념을 경제시장에 맡겨놓아 일정한 자격요건을 충족한 개인이 요양원이나 재가시설을 설립할 수 있어 관리 감독을 국가 스스로 어렵게 만들었다는 맹점을 안고 있다. 개인은 경제적 이익 창출이 목적이다. 손해가 나지 않도록 운영하려는 것은 자본주의 나라에선 당연하지 않나. 일부 개인이 운영하는 시설에서 불미한 사건이 발생하는 것도 어쩌면 그럴 수 있는 구조라서 이다. 좀 더 까다로운 설립 조건을 만들거나 감독체계를 책임 있게 내실화하여야 한다고 본다.


멀지 않은 장래에 나도 그런 시설 단계를 거쳐갈 수 있다는 가능성이 1%라도 존재한다면 노인 복지제도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서울의 데이케어센터 차량이 도로상에서 보이는 날이면 고향에 계신 부모님 생각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