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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폴초이 May 31. 2022

직장 동료들과 1박2일

강화도• 석모도


날이 좋은 5월 나무들이 옷차림새를 초록빛으로 깔 맞춤한 날이다. 온 산과 들판은 비비드 녹색으로 물들었다. 지나는 모든 이들의 눈 속엔 초록빛이 가득하다. 초록은 싱싱함을 자랑하는 색깔이다. 초록동색으로 물들고자 직장동료들과 1박2일 강화도를 다녀왔다. 햇살이 내리꽂는 무더운 날씨였다.


소규모 인원이 일상을 벗어나면 제일 먼저 준비하는 것이 무엇을 먹을 것인가이다. 어디를 가볼 것인가의 장소는 뒷전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하지 않나. 잘 먹어야 어디를 가고 싶어지니까 말이다.


강화도에 입도하면서 찾아간 곳은 '조양 방직'카페다. 강화도를 찾는 이들이 우선 먼저 방문해 보는 카페일 것이다. 맛있는 빵도 많고 커피도 가격에 밑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옛날 농촌 생활사를 떠올릴 골동품들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속에 넣고 마음속에 담고 사진으로 남긴다.


카페 입구를 통해 들어서면 어릴 때 보았던 농기구들이 눈길을 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이 있다. 바로 '탈곡기'다. 나무판에 굵은 철사를 구부려 박아 만든 원통이 발판을 밟으면 돌아가게 된다. 두 사람이 발판을 누르며 원통에 볏단을 대면 나락이 털리는 것이다.


커피를 주문하고 베이커리에서 빵을 사 카페 안으로 입장하면 조명 가득한 대형 홀이 나타난다. 카페 곳곳에 설치된 골동품들을 만나다 보면 기억하는 장면이 각자 다르다. 나이 지긋한 중년 분들은 옛날 기억을 떠올릴 수 있다. 젊은 층들은 이런 물건들을 사용하던 시대가 있었구나 하고 신기해한다.

감성을 자극하는 골동품들을 보면서 추억 어린 이야기들을 나눈다. 카페 곳곳을 다니며 눈 속에 넣고 마음속에 담고 사진으로 남긴다. 기분을 업 시키는데 성공이다.


카페 투어를 성공하고 숙소로 가기 전에 금풍 양조장을 방문했다. 지역 양조장에서 제조한 막걸리를 구입하기 위해서다. 그 지역 막걸리를 맛보는 것도 여행 아이템 중 하나다. 금풍 양조의 삼무 원칙(무농약 쌀, 무감미료, 제로 웨이 이스트)으로 만든 막걸리 맛은 캬아~~.


화합분위기로


아직은 해가 바다를 건너지 않은 시간에 고기 바비큐를 시작했다. 척아이롤을 시작으로 목등심, 소시지가 숯불 위에서 바삐움직인다. 숯불구이는 화합을 이루는데 더할 나위 없는 아이템이다. 누군가 채소를 씻어 준비하는 수고를 하고 또 누군가는 나서서 고기를 굽는다. 막걸리를 가득 채운 일곱 개의 종이컵이 공중에서 부딪친다. 위하여~~~.

서로의 건강과 승승장구를 기원한다. 서로의 수고로움을 격려한다. 서로의 안녕을 소원한다. 서로에게 막걸리 몇 순배가 건네진다. 시간 참 빠르다.


강화도에서의 첫날이 기분 좋게 저물고 있다. 저녁 해가 불콰 해진 얼굴로 들어갔다. 기분 좋은 우리는 장기자랑 장소를 찾아갔다. 음주를 했으니 가무는 덧붙임이다.


맛있게 먹고 신나게 놀고 깔끔하게 끝낸 하루다. 다음날의 일정을 위하여 꿈 백화점을 방문해야 한다. 자정 가까운 시간인데 무슨 꿈을 구입해야 하나.


다음날 아침에 눈을 떴는데 머리가 그다지 아프지 않다. 공기 좋은 강화도의 밤이 재워줘 그런가 보다. 햇살이 따사롭게 잠을 깨우는 시간에 일어났다. 아홉시에 아침을 먹기로 했다. 누룽지를 끓이고 전날 남은 부대찌개도 데웠다. 남은 술기운도 해소시켰다.


강화도에서 석모 대교를 건너 보문사로 가는 도로는 드라이빙 하기 좋은 것 같다. 서해바다와 눈빛 교환하면서 질주할 수 있다. 연인끼리 앞자리에 앉았다면 조수석에 앉은 연인과의 몸 밀당을 적당한 코너링이 도와준다. 가벼운 터치로 좀 더 가까워질 수도.


보문사 마애불상


보문사로 오르는 언덕길이 사람을 겸손하게 한다. 언덕길을 오르려면 고개를 숙여야 힘이 덜 든다. 이런 경사진 산 중턱에 사찰을 지은 이유 중 하나가 관세음보살께 머리 숙여 소원하도록 하기 위함인가 보다.


보문사 500나한상은 불자가 아니라도 바라볼만하다. 경건한 마음으로 일별하고 고개 숙여 안녕을 기원했다.


낙가산 보문사 마애 석불좌상은 일명 눈썹바위 불상으로 불리며 소원성취에 용하다고 알려졌다. 우리도 소원성취 촛불을 켰다. 나무관세음보살.

마애 석불좌상은 1928년 금강산 표훈사 주지 이화응과 보문사 주지 배선주가 눈썹바위 암벽에 불상을 조각한 것이라고 표지판에 쓰여있다.


눈썹바위 암벽에 조각된 불상을 보니 관세음보살의 효험이 빛을 발할 것이 틀림없다. 올해 만사형통이로다.


1박 2일 동안 강화도의 맑은 바람에 취했다. 고즈넉한 분위기에 반했다. 일상을 벗어나 심신의 안정을 꾀하고자 한다면 강화도•석모도를 찾아가는 게 좋다. 하룻밤 푹 퍼져 있다 보면 힐링했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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