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어놓고 싶은 이야기

by Minnesota

털어놓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나도 많은데, 그 상대가 마땅치않아서 글을 쓴다.


엄마에게도, 같은 팀 과장님에게도, 남편에게도 모든 것을 터놓기엔 역부족이다.


오늘도 별일 없이 흘렀지만 그 과정에서 나혼자 고군분투했던 기억이 남아있고 집에 와서 물을 벌컥벌컥 마셔도 이상하게 갈증이 잘 해소가 안 되는 기분이다.


무엇 때문일까.


내일 휴가인데 휴가여서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감사해야지.


감사할 것들은 많다.


1. 광화문으로 복귀했다.

- 내 두번째 직장의 본사가 광화문이었고 2016년 겨울부터 2018년 초까지 본사에서 근무했다.

본사를 떠나 지사로 가서 1년을 못 채우고 퇴사했다. 꼭 광화문으로 돌아오고 싶었고 지금은 복귀한지 곧 2년된다.


2. 남편과 무탈하게 잘 지낸다.

- 작년 말 총 3회에 걸쳐 결혼을 미뤘고 그 사이 집을 먼저 합쳐놓은 나와 남편은 매일같이 심각하게 싸워댔다. 그런데 지금은, 올해 2월 이후로 크게 싸우는 일이 거의 없이 잘 지내고 있다. 방금도 퇴근길에 나에게 전화한 남편은 내가 스트레스 받고 있음을 알고는 집에 와서 발 주물러 주겠다고 한다.


3. 현재 부서에 남아 작년과 동일한 업무를 하고 있다.

- 사실 올해 초, 그리고 중반에 2번 정도 부서 이동이 가능했던 순간들이 있었다. 그 때마다 어떻게 어떻게 그 상황을 모면하였고 다행이 커리어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가고 있다. 이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를 것이다. 순환근무를 하는 공기관에서 부서 이동은 딱히 좋을게 없다고 본다.


4. 대학원 4학기째 무탈히 다니고 있다.

- 26살에 입학해서 1학기 다니고 나와버린 대학원과는 달리 지금 대학원은 4학기째 다니고 있다.

논문에 손을 못댔어도 목차까지는 마무리가 되어 있다. 그게 어디인가. 감사할 일이다.


5. 나와 내 남편, 내 부모님, 시부모님 다 건강하다.

- 건강이 제일인데 내가 잔병치레를 올해 많이 했어도 심각한 병에 걸린 일 없이 아직 무탈하니 천만 다행이고 감사할 일이다. 부모님, 시부모님도 건강하고 내 남편도 살이 많이 쪘지만 그래도 치명적인 병 안 걸리고 건강하니 다행이다.


이 글이 하마터면 불평 덩어리가 될뻔했지만, 이렇게 적어놓으니 그래도 내 삶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모자라고 부족한 부분에만 집중하지말고 이럴 때 일수록 내가 갖고 있는 것에 집중해볼테다.

작가의 이전글만족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