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한 직장에서의 첫 휴가

by Minnesota

10월 1일자로 나는 '중고신입'으로 현 회사에 재입사했다.


현 회사 특성상 11월~1월까지 속칭 '캠페인' 시즌으로 굉장히 바빴다.


팀조차 정해지지 않은 채 파견직 신입으로 본부에 덩그라니 내던져진 상태에서부터 현 회사에서의 근무는 시작됐다.


팀이 정해지고 멘토(사수)가 정해지고 업무가 정해지면서 11월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방송모금을 담당한 사람으로서 나는 방송3사를 줄기차게 돌아다니며 PD들과 만나게 되었다.


사이사이 공식적 회식과 비공식적 회식을 소화해냈다.


12월부터는 무턱대고 연애도 시작했고 나의 일상은 월화수목금토까지 루틴하게 돌아갔다.


루틴은 금새 삐걱대기 시작했다.


파견 종료 후 어느 지회/부서에 배치될 지 알 수 없었기에


신입 동기간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그 강도가 더해졌다.


업무는 캠페인이 끝을 달릴수록 밀어닥쳤고 각 지회에서의 요구사항 및 기타 업무 외적인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았다.


그렇게 캠페인은 끝나갔고 12월에 시작한 연애도 1월 말이 되자 종결됐다.


그렇게 2월, 새해가 된 지 어느새 두달 째.


2월은 발령만을 기다리는 한 달이었다. 그러는 사이 또 다른 인연을 만나 연애를 시작했고


오늘, 2월 28일 나는 무사히 이 모든 과정을 통과하여 이직한 두 번째 직장에서의 첫 휴가를 냈다.


평일 오후3시에 내 방 침대에서 브런치를 쓰고 있는 기분이 묘하다.


인사발령은 내가 원하는 모든 조건에 부합하는 결과였고 나는 한시름 놓은채 어제 오후 반차, 오늘 휴가를 냈다.


미뤄놓은 일을 시작했다. 은행 업무를 보고 어머니에게 용돈을 드리고 함께 공원을 거닐고 점심을 대접했다.


돌아와서는 목욕을 하며 책을 읽고 커피를 마시고 글을 쓰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바라던 결과가 나왔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미루지 않고 계획했던 모든 일을 차분히 진행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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