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탓인가.
즐거움이 없다.
하루종일 일하고 습기 가득찬 지하철에 몸을 싣고 간신히 집에 오면 너덜너덜해진 몸 뿐.
대학원으로 인한 피로가 사라져도 회사로 인한 피로가 여전하고,
습기에 곱슬이 올라온 내 머리를 보니
뿌리염색 한지 얼마나됐다고 다시 색이 변해있다.
새치도 한 가닥 나있다.
올해 유월이 벌써 끝나간다.
남은 하반기는 어떨까. 가늠도 안간다.
지금 팀장님이 시로 돌아가신다면
우리팀 팀장은 당분간 공석일 것이다.
다시 또 본부장 직속 체제.
비가 많이 온다. 장마니까 당연하지라고 하면 할말이 없다.
어젠 남편을 보는둥 마는둥 했는데
심신이 지쳐서 그런가 남편만 찾게 된다.
남편에게 집 근처 빈대떡 집에서 전 좀 찾아오라고 말해두었다. 주문은 미리 넣어뒀다.
비가 오지게 오나보다. 소리가 우렁차다.
내일 회사 공휴일이어서 쉬는데 나는 계획이 아무것도없다.
본부장님이 내일 뭐하냐 물었는데 나는 할말이없었다.
솔직히 말하면 계획이 없는게 내 계획이다.
동굴에 있고 싶다. 내일은 혼자다.
벌써부터 좋다.
회사 공휴일에 이렇게 기뻐하는 나를 보면 좀 낯설다. 예전엔 안 그랬는데.
햄스터는 잘 살아있다.
남편이 어젠 더울까봐 걱정됐는지 아이스팩도 햄스터 집에 넣어두었더라. 극진한 대우를 받는 내 햄스터.
온몸이 피곤함에 찌들었다.
술은 주말로 미룰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