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날의 푸념

by Minnesota

만30세의 나는 곧 만31세가 된다.


회사를 들어갔다 나왔다를 밥 먹듯이 하던 나는 이제서야 정착을 한 모양새지만 이곳도 쉽지는 않다.


지금 파견나온 팀장이 가면 그래도 새 출발하겠거니 했는데 시에서 새로운 파견팀장이 온단다.


처음에는 난리 난리 쳤으나 이제 그것조차 부질없어 그러려니 한다.


옛날 대비 많이 안먹는 것 같은데 살은 계속 오른다. 나잇살이 이런건가 한다.


날은 너무나도 무덥다. 나는 여름태생이지만 정말 여름이 싫다.


휴가내고 집에 와서 다시 글을 쓴다. 바로 집밖으로 나가 걷자니 너무 찜통이다.


그리고 뭔가 게워내고 싶은 것 같다.


할머니와 같이 나온 닥스훈트가 눈에 뜨여 쳐다봤더니 그 개도 나를 쳐다봤다.


현명한 눈동자였다. 그 개가 아마도 나 보다 더 현명할지 모른다.


집에 와서 샤워하고 햄스터를 쳐다본다.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고 선물받은 입생로랑 봉투를 뜯는다.


13호. 내가 원했던 색이다.


이렇게 생일도 전에 좋은데서 밥도 사주는 사람도 있고 선물도 미리 챙겨주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복에 겨운걸까.


왜이리도 단조로운 내 일상이 눈물날 정도로 슬플까.


밖에 나가고싶지만 찌는 듯한 더위때문에 망설여진다.


엘레베이터에 방이 붙었다. 관리소장이 하계휴가라서 그 기간동안 쓰레기 배출을 삼가란다.


관리소장이란 사람도 하계휴가를 가는데, 나는 고작 찔끔찔끔 휴가 아껴보겠다고 이렇게 써재끼는 중이다.


나의 대운이 바뀌는 시기가 올해 6월이라더라. 6월 끝난지가 언젠데 아직도 변화가 아득하게 멀다.


나는 다음에 태어나면 사람보단 햄스터나 개로 태어나고싶다.


지금은 그저 아무것도 안하고싶다.


무욕의 상태다. 그저 나를 좀 내버려뒀으면 싶다.


이제 퇴근했는데 벌써 내일, 내일모레 회사 갈거 생각하면 지겹다.


어떻게 살까. 이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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