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또 여름이다.
여름 태생인 나는 더위에 약한 편이고 땀도 많이 흘리는터라
여름엔 자연스레 활동량을 줄이게 되고, 왠만하면 사람들을 덜 만나고 싶어한다.
그런 여름이 찾아왔다.
이번주 토요일부터 바리스타 수업을 듣게 됐다.
특별할 것 없는 이론 수업과 OT였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나는
2월부터 지금껏 쭉 토요일 하루는 온전히 남자친구와 보내던 일상을 내가 스스로 깨버린 것에 대한
후회 아닌 후회가 밀어닥쳤다.
그래도, 관계는 끝나면 정말 끝이지만 무언가를 배우면 남기 때문에 열심히 하고자
오늘도 눈 뜨자마자 필기 시험을 접수했다.
일주일 간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사랑니가 솟았다.
작년 이 맘때도 사랑니 때문에 고생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아무래도 나는 더위랑은 친하지 않은 것 같다.
요새 사무실에서의 낙이라 할만한 것은, 매일 독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만 대량으로 소비하다가
지친 나머지 찾은 히비스커스 티백이다.
남자친구와 중남미 문화원에 가서 우연히 마신 히비스커스 아이스 티에 맛이 들려서 인터넷으로 구매했다.
사무실에 가자마자 컵에 얼음을 넣고 티백 두개를 넣고 탄산수를 부어 마신다.
그렇게 3~4번씩 물을 더 넣어서 마시다보면, 하루가 끝나간다.
어제는 오전부터 프랑스 영화를 봤다. 남자친구는 내용이 하나도 이해가 안간다고 한다.
이해도 안 가고 재미도 없을 법한 영화를 나 때문에 보는 남자친구가 신기하고 대견하기도 하다.
시간이 흐르면서 한결같은 모습에 마음이 더 가는게 사실이지만, 이 관계의 지속가능성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이다.
우선 바리스타 수업을 듣는 6주간은 원래 보던 방식대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회사에서는 언제나 바쁘게 움직인다. 언제나 일거리는 넘쳐난다.
딱히 할게 없는 주말의 틈을 무언가로 채워넣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다.
토요일 하루는 통째로 데이트에 투자했었는데 이제부터는 다르게 움직여야 해서, 그 부분도 생각을 해봐야 한다.
사랑니 솟은게 잠잠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