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이 금새 흘렀다.
물론 여느때처럼 겉으로 보기엔 별 일 없는 일상 같아도, 끊임없이 소소한 일로 가득찬 한 주였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만나는 사람이 있고 그에게 매우 충실한 채 120일간 만나오고 있다.
그런데 아는 언니의 갑작스런 소개팅 제안에 6일 현충일, 아무 할 일 없는 공휴일에 소개팅을 했다.
남자친구와 똑같은 나이였으나 직업은 달랐고 추구하는 삶도 많이 달랐다.
만나서 밥을 먹었고 커피를 마시고 그가 집까지 차로 데려다준다고 해서 알겠다했다.
다음날 연락이 왔고 답을 했고 그걸로 끝이었다.
어떤 사람은 그가 나에게 관심이 있었으나 내 반응이 뜨뜻미지근했기에 끝난 것이라 하고
어떤 사람은 그가 특별히 매너있는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뭐가 어찌됐건, 단조로운 일상에 한 줄기 빛조차 되지 않은 그저 그런 만남일 뿐이었다.
그러는 사이 회사에서는 내가 맡고 있는 사업 중 하나와 관련된 중요한 행사가 새로 잡혔다.
전혀 예상하고 있지 않았고 사실상 맡고 있는 사업 중 하나이나 중점을 두지 않고 있었던 사업이기도 해서,
하여튼 좋은 일이고 잘 진행하기 위해 준비해야 한다.
목요일에는 초중고 동창 언니와 양꼬치를 먹고 스위스 초콜렛 집에서 디저트를 먹고 헤어졌다.
역시 구관이 명관인 듯 하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잠'이란 신작을 읽고 있다. 그럭저럭 잘 읽힌다.
금요일 퇴근 시간에 갑작스런 인사발령이 떴고 호르몬의 영향으로 컨디션이 안 좋았던 나는,
갑작스런 인사발령에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꿋꿋이 6시반에 퇴근해서 교보문고로 향했고 요새 평일에 내가 누리는 유일한 낙이라 할 수 있는
아보카도 쉐이크를 먹으며 책을 둘러봤다. 헤밍웨이의 단편집을 골랐다.
토요일에는 고양시에 있는 파이 집에 들러 라임 파이와 루밥 파이를 남자친구와 함께 먹었다.
그런 후에는 중남미 문화원에 들러 미술 작품도 보고 음악도 듣고 께사디야를 먹고 히비스커스 차를 마셨다.
저녁은 이탈리안 음식으로, 이후엔 바에 들러 스크류 드라이버라는 오렌지주스와 보드카가 섞인 칵테일을 마셨다.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미이라를 보고 집으로 돌아오니 11시다.
오늘은 교회를 가지 않았다. 집에는 아무도 없다. 커피 인 베를린이란 독일 영화를 보고 있다.
고요한 일요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