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한테 10분 전 먼저 연락이 왔다. 처음 있는 일이다.
학기 끝나기 3-4주 전부터 나는 교수님께 '방학에 뭘 어떻게 해야할까요?'를 두번이나 여쭤봤으나, 교수님 입장에선 아직 학기 마감도 안했고 성적도 안나온 상황에서 해줄 말이 없었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착잡한 심정으로 나는 학기를 마무리했다.
내가 왜 그렇게 방학에 뭘할지 혈안이 되어 물어봤냐하면,
몰두하던 것들이 모두 사라지고 지금처럼 이렇게 헛헛하고 무의미하게 일상을 보낼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방학이 시작된 지 고작 이주째인데 이미 내 삶은 헛헛함 그 자체이다.
덕분에 살만 열심히 찌고 있다.
그런 상태에서 잊지 않고 연락을 주신 교수님.
정말 믿어도 되는 거였구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