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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by Minnesota

이번주는 헛헛한 마음을 메우고 싶었는지 이것저것 질렀다.

쿠팡으로 사고, 쿠팡이츠로 배달을 시키고, 무신사로 주문했다.


퇴근해서 집에 오면 산더미같은 소포물이 우리집 앞에 놓여있다.

물론 필요해서 샀긴 했지만 나는 깨닫는다. 지금 내가 위중한 상태구나.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땐 술도 잘 안 들어간다.

어제가 그랬다. 극심한 두통을 느끼면서 집에 기어가다싶이 해서 돌아왔고 빈속에 맥주를 마시는 것도 아닌데 잘 안들어갔다. 미고랭으로 이미 배를 채웠으나 맛있는 맥주인데도 불구하고 한 캔도 채 다 못비워냈다.


그만큼 고로웠다. 괴롭다보다 더 괴로운 표현히 고롭다라고 생각한다. 개인적 의견이다.


언제까지 내 윗사람의 말도 안되는 기준에 맞추어 살아야할까?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내가 회사생활에 정말 안맞는 사람이란 결론은 일찌감치나온 결론이다.

그런데도 꾸역꾸역 나는 회사로 다시 돌아간다.


평생 알바만 하며 프리터족으로 살 자신이 없고,

갑자기 사업자금으로 모아둔 돈을 탈탈 털어서 저가 커피 브랜드 창업을 하고 싶지도 않다.


공부를 계속 하고 싶다.

그뿐이다.


내가 기초수급자 수준으로 가난한건 아니지만 분명 나는 항상 돈에 쪼들린다.

8월말에 또 학비로 5-600만원이 나갈 것이다.

하반기에 정말 집을 사게 된다면 통장에 있는 돈 전부가 그 계약에 들어갈 것이다.


그럼 나는 다시 0원에서,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해야한다.


모든게 감당이 안 된다.

어제도 그랬다. 감당이 안 되고 버겁다.


그래도 할 수 밖에 없으니 버텨낸다.

희망이 없는데도 꾸역꾸역 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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