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3일차

by Minnesota

새로 입사한 회사는 집에서 멀다. 버스를 한번 갈아탄다.

강남은 강남인데 강남역, 논현역 등을 거쳐 양재역 근처이다.


7시 30분에 집을 나서는데 오늘은 특히나 많이 막혀서, 9시 5분전에 도착했다.

사무실은 굉장히 조용하다. 사람들은 인사도 안하고 각자 자리에 앉아 일하다가 조용히 집에 간다.

밥도 각자 자기 자리에서 먹는다. 물가가 무섭다보니 이 회사도 도시락이 90프로 이상이다.


나도 오늘부터 도시락 생활로 돌아갔다.

계란 2개, 바나나 2개, 두유 하나, 프로틴 바 하나.

그 중 프로틴 바는 서랍에 넣어뒀다.


내일도 동일하게 가져갈 참이다.

집에 오니 강아지가 배앓이를 한 모양이다.


나는 오늘 혼자 축배를 들어야 했다.

지난주 일요일에 샀던 맥주 5캔 중 2캔이 남아있었고 요리 하는 중에 1개를, 나머지는 밥을 먹으면서 헤치웠다. 남편은 오늘 늦게 왔기에 혼자서 축배를 들었다.


나는 오늘 2달 간 노력해서 쓴 논문을 드디어 투고했다.

이번주 화요일에 교수님께 넘겼을 때 사실상 나는 포기상태였다.

대충해서 보냈다는게 아니다. 그게 아니라, 어떻게하든 교수님 성에 안 찰 것 같단 생각이라는 의미다.


지난주 일요일에 맥주를 사 온 이유는, 이 논문을 마지막으로 수정하기 위함이었다.

그날 수정한 상태에서 크게 변동은 없이, 비문 정도를 수정하여 화요일에 교수님께 보내드렸다.

약 4시간만에 교수님은 투고하라고 2번 외치셨다.


어쩐일인지 잘 모르겠다. 하여간 오늘 학회에 가입하고 국가연구자번호를 득해서 무사히 오후에 투고를 완료했다. 물론 일도 열심히 하는 중이다.


집에 오는 길은 1시간 10분보다 더 걸린듯 하다.

오늘은 유달리 차가 막혔기 때문이다. DDP 앞에서 내려서 걸어왔다.


하루 하루가 참 시간이 빨리 흐른다.

지금은 혼자 방에서 그레이 아나토미를 틀어두고, 이 글을 쓰는 중이다.


남편을 시켜 맥주를 새로 사오라고 말은 했지만 지금은 배가 불러서 더 못 마실 것 같다.

졸리다. 확실히 일을 하니까 잠은 솔솔 온다.


교수님 페이스북을 보니 어제 영주 부석사를 다녀오셨더라. 교수님은 나와 같은 종교인 불교다.

사모님과 함께 다녀오신 모양이다. 나도 개인적으로 영주 부석사를 참 좋아한다. 남편과 1번 갔던 그곳.


너무 졸리다.

내일은 벌써 목요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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