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by Minnesota

수업은 6시 10분에 마쳤다. 예정대로라면 6:30쯤 도착 예정이던 남편이 접촉사고가 났단다.

김밥은 도무지 먹기가 싫어서 피자스쿨에서 피자를 한 판 포장한다.

손님이 매우 많다.


피자는 곧 나왔고 나는 길을 배회하다가 화장실도 가야하고, 꽤나 긴 시간 방황해야 할 듯 싶어 카페에 들어왔다. 노트북을 다시 켜서 생산적인 일을 해보고 싶으나 그저 다음주부터 박차를 가해야 할 것들의 목록을 정리한다.


체력은 다 떨어진지 오래고, 배는 고픈데 피자는 손도 못대고 있다.

남편을 기다릴 뿐이다.


참 웃긴게, 4-5주 정도 교수님을 찾아뵜던게 나한테 일종의 루틴이 되버린 것 같다.

교수님을 뵙지 않으니 자꾸 생각이 날 정도다. 뭔가 큰 빈자리가 생긴듯한 기분이다.


친한 동기가 생겼다. 중국인 동기인데 한국어를 굉장히 잘하고 매우 똑똑하고 나보다 어린데 배울점이 많다.

언니 같달까. 아니면 내가 많이 아직도 어린 것일수도 있겠다.


하여간 큰 문제는 없이 별탈 없이 이번주가 마무리 되었다.

정말정말 피곤하다. 내일 쉬어야할지, 아니면 새 논문을 시작해야할지도 잘 모르겠다.


마무리해서 제출한 논문(투고한 논문)은 9월말부터 구상해서 11월 중순에 마무리 됐으니 대략 1달반이 걸렸다. 남은 4주간 2개의 논문을 써서 제출할려면 굉장히 빠듯하다.


크게 중요한것은 아니지만 이번 학기엔 어쩐지 출석율이 꽤나 저조하다. 동기들이.

지난학기엔 잘 안 빠지더니. 왜인지 모르겠다.


날이 많이 춥다. 아무래도 다음주부턴 확실한 겨울이 될 듯 싶다.


이번학기가 끝나면 나는 벌써 1/2의 코스웍을 마친게 되는데, 박사과정 이후의 삶을 떠올리기 너무 두렵다.

올해 내내 박사 과정 외에는 특별하게 생각할게 없을 정도로 나는 이 박사과정에 매진하고 있다.

심혈을 기울이며 논문을 쓰고 새로운 관계를 맺고 과제를 하고 발표를 하고 기타 등등.


이 박사과정마저 끝나면 나에게 남은게 뭘까.

잘 모르겠다. 그때부턴 정말 혼자서 주체적으로 공부를 해야할텐데, 벌써부터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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