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월해지다

by Minnesota

2016년 10월 재입사 이후 1년을 조금 넘겼다.


수습사원 평가를 같은 부서 동기보다 훨씬 높게 받고 나서도,


고대하던 부서에 배치를 받고 나서도,


나는 나만의 여행을 떠나길 망설였다.


그래 조금만 참자. 딱 1년만 참자. 그렇게 버텨서 2월 구정 연휴에 미국에 갔다.


다녀오고 나서 아무일 없던 듯 내 자리에 앉아 다시 일을 한다.


이상한 점이 있다면, 평소 나를 짜증나게 했던 사무실 내 요소가 더 이상 그렇게까지 bothering하지 않다는 것이다.


분명히 가기 전까진 좋았던 연인 관계가 지금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건만


나는 여전히 회사에 8:30이면 도착하여 시애틀에서 사온 머그잔을 씻고


커피를 마시며 업무를 한다.


행사가 있으면 행사 준비를 하고 회의록을 쓰고 과장이 연차쓴다며 던지고간 일도 묵묵히 한다.


이곳저곳에서 쪼임을 당하며 나도 지점을 쪼고나서는 자료를 취합하여 보고한다.


모든 일이 어찌된 일 인지 조금 수월해졌다.


한 동안, 그러니까 바로 지난 주까지도 역마살 낀 것처럼 사람을 만나고 돌아다녔다.


그런데 이번주, 목요일 휴일까지도 나는 집에 얌전히 있다.


그러면서 계속해서 내 커리어에 대해 생각한다.


이대로 안주하는게 맞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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