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 3학기

by Minnesota

고심 끝에 결국 쉼 없이 진행하고자 3학기를 등록했다. 어제 단톡방이 생겨났고 교수님께 연락드려 언제 찾아뵐지 오랜만에 여쭤봤다. 아무래도 이번주는 개강일이라 어렵지 않겠나 싶었는데 당일 개강 총회가 끝나고 바로 하자고 하셨다. 오늘 아침에도 지도제자 단톡방에 여러개의 학회지를 정리하여 올려주셨고 1년간 연구 계획을 세우라고까지 하셨다.


나는 이번 학기는 좀 천천히 가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교수님은 정반대로 가시려고 하는 듯하다.

따라가야지 어쩌겠는가. 작년 내내 독기를 품고 진행해서 학교 학회지 1건 게재의 실적을 냈으나 그 외엔 이렇다할 실적이 없었기에 나는 움츠러든 상태다.


내일은 면접이 잡혀 있고 이미 산책을 다녀왔기에 서재에서 준비를 진행하려고 한다.

2월말부터 3월초는 각종 연휴가 많아 이래저래 시간을 허비하기 바빴다.

도서관에 가서 할까 고민했으나 결국은 아무도 없는 서재에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사실은 아직 믿겨지지 않는다. 벌써 내가 박사 3학기라니.

뭘 했다고 3학기일까, 생각해보니 많은것을 하긴 했더라.

석사때 대비 진심을 다해 열심히 했던 나날이다.


사실은 25년도가 벌써부터 까마득하다.

일을 안한지 3달차에 접어들었고 불쑥 불쑥 회사에서 있었던 일이 떠오르긴 하지만 이미 과거의 조각일뿐이다.


요새는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르게 까무룩 잠들고 있다.

턱관절 디스크로 인한 약을 먹고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날씨가 점점 풀려서 봄과 겨울의 경계선에 있다.


사실은 인생이 어디로 흐르는건지 모르겠다. 그런지 꽤 됐다. 전업으로 박사과정생을 할 생각은 25년도 여름까지 전혀 없었으니까. 어쩌면 흐르는게 아니라 막혀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으나 그래도 등록금이란 것을 내고 지도교수님이란 분의 지도를 받는다면, 사실상 알게모르게 흘러가고 있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겨울에 나는 책을 꾸준히 읽었다. 몰랐던 작가 여럿을 알게 됐다.

그들의 문장에 감명 받기도 했다. 그렇다면 버린 시간이 아닐 수도 있지않을까.


자위하는 것일지 모르겠으나 분명 이 시간도 거름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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