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비싼 취미

by Minnesota

나는 현재 세상에서 제일 비싼 취미로 분류 가능한 것을 2년째 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박사 학위 과정이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석사 학위 과정이 더 비쌌던 기억이다.

나란 사람은 취미랄게 없다. 굳이 1개 정도만이라도 기재해야한다면 영화보기이다.

그런데 지금 같은 OTT 시장에서 영화보기가 취미가 될 수 있을까 싶다.


그렇다면 학위를 왜 따는가?

25살에 처음으로 첫 회사생활을 시작했다. 그곳은 연구원이었다.

나는 행정직으로 내 삶을 마감할 자신이 없었고 그래서 무턱대로 석사 학위를 시작했으나, 전공을 잘 못 골라서 그곳을 퇴사하면서 석사학위도 중단했다.


그 이후에도 쉼 없이 방황했기에 20대 중후반이란 가장 빛나고 똑똑할 시기를 다 날렸다.

물론 회사생활을 하긴 했지만 담배도 안 피는데 매일 옥상에 올라가서 한숨만 쉬면서 살았다.

그러니까 학위는 나에게 회사에서 벗어날 수 있는 나에게 적용 가능한 유일한 돌파구였다.


그렇게 30이 되던 해에 나는 또 다른 회사에 들어갔고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까지 했으며, 그 해부터 새로운 전공으로 석사 학위 과정을 밟았다. 글쎄다. 그 학위를 따면 뭔가 대단한게 있을 것이란 생각은 전혀 안했다. 지극히 현실주의자인 나는 돈을 벌면서 학위를 딸 수 있는 방법이기에 택했고 이걸 토대로 박사 과정에 진학하는 발판 정도라고 생각했다.


그게 맞았다. 안타깝게도 석사 학위는 칼졸업하여 22년에 땄지만 박사는 그 후 3년이나 지난 25년에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또 한번의 세상에서 제일 비싼 취미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 누구도 강요하지 않은 것을 내 자의에 의해 하고 있다.


내 부모님은 그걸 해서 뭐하냐는 말만 주구장창했다. 그래서 실제로 나는 석사를 졸업할때까지 석사 과정을 하고 있단 말을 아예 부모님한테 안 했다. 내 돈으로 내가 했다. 박사는 어찌저찌 하기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이야기를 했고 1학기 정도 부모님의 돈으로 등록금을 냈다.


이번엔 생애 처음으로 학자금 대출이란 것을 받아 3학기에 등록했다.

매일 생각한다. 이걸 해서 정말 뭘 할 수 있을까.

지도교수님이 두세번 나에게 말씀하신 강사 입봉 정돈 이 학교에서 정말 할 수 있을까.

25년 내내 그런 생각이 나를 옥죄어왔고 26년도가 시작하자마자 회사도 안 다니게 되었고 더더욱 이 비싼 취미에 대한 회의감은 나를 집요하게 괴롭혔다.


중도포기는 없다. 그 생각으로 여기까지 온 것인데 여전히 내 머리에는 이 학위를 통해 뭘 할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찾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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