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시작

by Minnesota

4월은 그야말로 매일 매일이 새로웠다.


새로 발령받은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업무를 한다는 거 자체가 꽤 큰 챌린지로 느껴졌다.


그렇게 4월을 이겨냈고 맞은 5월이다.


날씨는 점점 습도가 높은 싱가폴을 떠올리게 하는 여름으로 바뀌어 간다.


여전히 사무실에선 예기치 않은 일들이 생겨나고 회의, 업무, 출장으로 정신이없다.


옥상에 올라가서 바람을 쐬는 일이 잦아졌다.


금요일 회식을 피날레로, 토요일부터 아무것도 안 하고 쉬고 있다.


토요일에는 남자친구와 하루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같이 있었다.


같이 멍때리다가 같이 영화를 보다가 같이 햄버거를 먹다가 같이 대화를 하다가 같이 사랑을 나눈다.


이른 저녁에 돌아와서는 부엌에 있던 군고구마를 먹고 잠들었다.


선잠이 들어 계속 깼지만 꿋꿋이 잤다.


집에는 아무도 없다. 부모님은 고향에 내려가셨고 아마 오늘 늦게까지 집은 내 차지일 것이다.


비가 내려서 그런지 집에 있기 딱 좋다.


핸드폰은 비행기 모드로 해놓은채 12 soldiers 영화를 보고 있다.


이렇게만 지낼수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론,


스트레스로 허덕이며 견뎌낸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휴식이 가치있게 느껴지는 게 아닐지라는 생각도 해본다.


매일매일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으면서도 일을 해내다가


갑자기 맞이한 휴일이 되면 나는 언제나 누군가한테 맞은 것처럼 몸이 욱씬거림을 느낀다.


타이레놀을 먹을까 말까 망설이다가 결국 먹지 않는다.


다음주 화요일에는 건강검진을 하기로 예약되어 있고 그 때까진 타이레놀 등의 약물 복용을 멈춰야 한다는


친절한 안내문자가 왔기 때문이다.


이렇게 고요하게 집에 있을 수 있다는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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