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행사로 인해 평일과 같은 시간인 6:20에 기상하여 회사에 갔다.
불편한 여자대리는 역시나 나에게 궂은 일을 다 시킬 속셈이었고
그나마 다행이도 팀장님이 계셨기 때문에 편의를 조금은 봐주셨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샤워하고 비빔면과 사온 샐러드를 먹었다.
배가 고파서 먹었다기보단, 살아야한단 생각으로 먹었다.
당장 다음주에 있는 외근과 출장과, 행사 그리고 또 한번의 토요일 행사가 머리에 남아있다.
이번주 목요일에 나는 집에 안들어갔다.
주기적으로 하는 나의 방황(?)이라고 해야하나.
술을 많이 마셨고 그래도 된다고 생각했고 모든 전화에 응답하지 않았다.
그렇게 다음날 바로 회사에 갔고 퇴근하고 돌아와보니 현관문 비밀번호를 눌렀으나 문은 열리지 않았다.
대충 핑계를 댔지만 부모님은 노발대발하셨다.
나는 지쳤다. 이 지겨운 레파토리에 질렸다.
내가 어디가서 살인이라도 당했을 가능성, 물론 있겠지만.
그냥 나는 이런 사람이다. 주기적으로 비행행동을 해야만 정상적으로 루틴을 버텨낼수있는 그런 인간.
약간의 문제가 있는 인간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런 나를 담담이 받아들이는데
왜 나의 부모님은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 때마다 저렇게 길길이 뛰실까.
죄송하다고 했으나 다음날인 토요일 새벽에 기상하자마자 팀장에게 전화해서 확인하겠다며 난리를 치셨다.
지금 내 모든 생활이 가능한 가장 큰 이유, 내가 이 회사를 아직도 때려치지 않고 다니는 이유,
그건 바로 팀장님이다.
그나마 대화다운 대화를 하며 밥 한숟가락이라도 더 챙겨주는 분이 그 분이다. 유일무이하다.
근데 그 사람에게 아버지가 전화해서 내 딸래미가 지난 주 목요일에 외박을 했고, 회사 핑계를 대는데 그게 맞는지 확인 좀 해달라하겠단다.
그래서 토요일 출근 전에 물었다. 내가 어떻게 하면 전화 안 하겠냐. 내가 나가서 살겠다고 말하면 되는거냐.
그러니까 그렇단다. 그래서 알겠다 하고 행사를 치르고 집에 돌아왔다.
땀에 절은 원피스를 벗어던지고 샤워를 하고 밥을 먹고. 당연한 수순인듯 니 빨래는 니가해라 등등 빨리 나가라 등등의 엄마의 잔소리가 이어진다.
심슨을 보며 정신수양을 하고싶었지만 잘 되지가 않았다.
그리고 허기는, 내가 먹은 비빔면과 샐러드로 인해 꺼진게 아니라 오히려 불붙었다.
냉장고엔 먹을만한게 보이지않는다.
무언가 해먹을 자신은 없고, 오늘 번 시간외 수당을 배달음식에 허비해버리고 싶지 않았다.
새로 산 필링크림을 처음으로 발라보고 덤으로 딸려온 마스크 팩을 하면서 이 글을 쓴다..
인생 순탄치 않은거 잘 알지만 정말 격렬하게 힘들다.
힘들단 말이 너무 식상해서, 다르게 표현하고 싶은데 마땅한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앞으로 미래는 여전히 깜깜하고, 현실은 숨이 턱턱 막히고, 육신은 하루가 다르게 늙어간다.
이렇게 내 주말의 반이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