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0보 걷기

by Minnesota

4월이 끝났다. 허망하게.


4월은 한달 간 시험, 면접으로 바쁘게 보냈다.


그리고 5월이 찾아왔고 내 수중에 들어온 결과는 없었다.


그 사이 학원 수업도 종료가 되었다. 그렇게 나는 그래도 일주일에 2, 3번은 나가던 신촌에도 갈 일이 없게 되었다.


집에만 있으면 오히려 몸이 찌뿌둥하게 느껴지고 없던 두통이 생겨난다.


그리고 배가 고프지도 않은데 자꾸 무언가를 먹는다.


불안 심리에서 먹게 되는 듯하다.


그래서 요새는 10,000보 걷기를 실행중이다.


밤 산책 겸 운동 겸 10,000보 정도 걷다보면 그래도 한결 개운하다.


아침에 눈을 뜨면 달라진게 아무것도 없이 다시 모래성 쌓듯이 무언가를 꾸역꾸역해나가야만 한단 사실을 깨닫는다.


그래서 다시 눈을 감아보지만 새벽 3시가 넘어서 잠들더라도 그렇게 길게 잠을 자기엔 나는 이미 나이를 너무 많이 먹어버렸다.


그래서 집을 나선다. 커피를 한 두잔씩 사먹으면서 항상 걷는 길을 걷는다.


걸을 길이라도 있는게 어딘가 싶다.


인생은 어떤 길로 걸어가야할지 까마득한데, 산책할 길은 내 눈 앞에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집에 하릴없이 누워있다보면 생각도 몸도 마비된 채 멈춰버린다.


걸을 때만 숨쉬고 있음이 느껴질 때가 많다. 사실 자는 시간도 죽어있는 시간이나 다름없으니까.


여전히 망망대해에 떠다니는 기분으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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