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가장 친한 언니를 만났다.
본래는 홍대에서 보려고 했는데 만나서 가기로 한 음식점이 합정에 가까워서 합정에서 만났다.
헤어지고나서 울며 불며 전화를 붙들고 보고싶다고 했던 언니를 드디어 만나는 것이다.
그렇게 통화하고 월요일에 보기로 약속을 잡았던게 아주 옛날도 아니고 바로 지난주 목요일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3일이 지난 지금 나는 이제 더 이상 아침에 울지 않는다.
게다가 그 사이에 소개팅도 한 번 했다. 애프터 신청도 받은 상태이다.
이러한 내용에 대해선 만나서 우육탕면을 먹으며 이야길 했다. 언니는 적잖이 놀란 눈치였다.
"너도 참 대단하다."라는 말만 반복하더라.
나도 내가 대단하단 생각은 한다. 그런데 마음 아파할 시기가 생각보다 짧게 끝나버렸고 남은 건 빈 자리뿐이었다.
나에겐 달리 선택권이 없었단 말만 내뱉었다.
우연히 들어온 대만 우육탕면 집 만두는 맛있었고 뜨끈한 국물에 김치도 맛있었다.
어제했던 소개팅에 대해 언니에게 대략적으로 이야길했고 내가 허우적거리며 방황하는 무렵 언니는 회사 동료와 함께 전시회에 다녀온 이야길 들었다.
내심 서운했다. 내 자리에 다른 사람이 들어오는 기분이랄까.
내가 조금 힘들고 흔들리는 시기일뿐인데 다른 사람들은 기다려주지 않는구나. 그렇구나. 하고 깨달았다.
날씨는 꽤 쌀쌀했다. 우리는 나와서 괜찮아보이는 바에 들어가서 수제맥주 한 잔씩 주문했다.
그러고서는, 다음주 일요일에 만나기로 한 다음 소개팅 남자에 대해 이야길 했다.
그리고 가족에 대해 이야기했고 언니의 다가오는 결혼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언니는 나의 이야길 들어줬다. 완전히 이해하는 표정은 아니었다.
10시쯤 되서 우리는 각자의 집으로 돌아왔다.
10년 가까이 알고 지낸 언니인데 우린 결국은 남이구나 생각했다.
내 결혼식의 부케를 만들어준다는 언니인데, 나에게 소개팅을 해주긴 부담이 된단다.
이해는 하면서도 사실 서운은 하다.
그렇게 보낸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