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부터 카톡보단 전화를 선호한다. 나는.
나만 그럴뿐이지 사실 상대방인 남자의 입장에서 통화는 많이 부담되는 일일 것이다.
보통은, 대개는 그렇다.
그래서 이제는 왠만하면 누구를 새로 만나더라도 강제적으로 통화를 한다거나 하진 않을 생각이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중에 소개팅이 들어왔고 간략하게 몇시에 어디서 만날 지 정하고 카톡은 종료됐다.
그래서 그냥, 뭐 이것도 그 동안 했던 소개팅과 별반 다르지 않겠구나 싶었다.
그러던 차에 아무와도 연락하고 싶지 않은 날 중에 어떤 날에, 비행기모드로 해놓고 있던 핸드폰을 되돌려 놓으니 부재중 전화가 와 있었다.
소개팅 남자였다. 아직 만나기도 전에 전화를 왜 했을까 싶었다.
그리고 일주일이 흘러 오늘. 좀 전에 허하다는 내용의 이제는 지겨울 정도로 내가 자주 쓴느 글을 마치고 나서 갑자기 전화가 왔다.
그 사람이었다. 아직 커피도 한 잔 안 마셨는데, 받아도 될까 망설이다가 전화를 받았다.
그냥 소소한 이야기였다. 어제 만난 사람들 중 누가 누구랑 결혼을 하고 어떤 사람은 언제 결혼을 하고 애 아빠가 된 후배는 어떻고 이런 이야기.
그런 이야기를 하다가 이따 4시에 보자며 전화를 끊었는데 뭔가 마음이 슬펐다.
왜냐면 내가 원래 전화하던 사람이랑 하는 통화랑 전혀 달랐고
달라서 좋다기보단 낯설었다.
전화가 와서 좋은게 아니라 낯설었고 이 낯선 기분이 좋은 걸로 과연 바뀔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나는 아직은 바로 몇 주전까지 전화하던 그 사람과의 통화에 익숙한데
과연 금방 또 변화할 수 있을까.
내가 아직 준비가 안 된건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