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 부모님께 소개하기

by Minnesota

아직 2주도 안 만난 남자친구가 지난주부터 자꾸 부모님께 정식으로 인사를 드리겠단다.


나도 나지만 부모님은 뭐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어제도 어찌어찌해서 부모님이랑 잠깐 얼굴을 보긴했지만 거기서 해프닝으로 끝났어야하는데


이번주 토요일 본인 생일에 와서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한다.


부모님은 9개월 만난 남자친구도 소개 받기를 거부했던 분들이다.


그 때 당시랑 지금이랑 별반 다를게 없다.


지금은 게다가 만난지 2주도 안된 상태이고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나부터 막막한데


꼭, 굳이 이번주에 와서 인사를 하겠다고 한다.


단 한번도 남자친구를 정식으로 부모님께 소개해보지 못했던 나로서는 걱정이 많이 된다.


남자친구는 내가 본인의 과거를 '포크레인'으로 파버렸다는 표현을 하면서 과거와의 정리를 하게 해준 사람이라고 했다. 그 누구도 해주지 못한 일을 내가 했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본인도 나한테 그런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결혼이니 상견례니 그 부분보다는 저 '포크레인'이란 단어가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나를 만나면 바람 필 일도 없을 거라고 했다.


비록 위의 말들은 내뱉은 사람은 기억을 못해서 아쉬워하지만 나는 기억하고 있다.


술 먹고 하는 말이라 까먹고 그냥 하는 말이 아니냐고 했지만 '취중진담'이라고 하더라.


부모님을 뵙고 진지하게 사귀고 있으며 결혼 전제로 만나고 있다고 말하겠다는게 나쁜 건 아닌건 나도 알지만


바로 이전 사람이랑 딱 그 시점에 끝난게 자꾸 생각이 난다.


지금 이 사람이 맞는지 아직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부모님께 보여드리는 게 맞는 건지도 모르겠다.


근데 또 9개월 만났다고 확신이 생겼던것도 아니었다.


확신이라는게 시간과 비례하진 않더라.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빨리?


좋지만, 한편으론 걱정이 된다. 이런 식으로 빨리 진행되는게 맞는 일인지.


나는 준비가 되어있는지. 부모님한테는 또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할지.


준비는 사실 평생 안 될 것만 같긴 하다. 이 사람이 우리 부모님을 만나면 나도 그 사람 부모님을 만나야 할 것이고.


그게 이렇게 쉽게 진행될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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