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이렇게 쉽게 되는 거였나?

by Minnesota

참 오랫동안 연애를 하면서 결혼을 고민했었다.


27살에 7개월간 만났던 사람의 경우에도, 28살에 짧게 만났던 사람도 모두 결혼을 생각했다.


이 사람이랑 한다면? 이 사람은 이게 문제인데, 이 사람은 그래도 이게 괜찮지. 등등.


그리고 19년에 만난 사람과 9개월간 만나면서 이 사람이 끝이길 바랐던 것 같다.


그런데 역시나, 지속적인 싸움은 결국 연애의 종결로 마무리 됐다.


그렇게 헤어진 순간, 나는 모든 것을 다 잃은 상태였다.


추석, 그 해의 실적을 수확하는 연휴가 다가오는데 나는 혼자 울면서 예술의전당 맞은편 스타벅스에 앉아 있었다.


이대로 집에 있으면 정신이 이상해질까 싶어서, 혼자 부산에 갔다.


KTX표도 구하기 쉽지 않았지만 어찌어찌해서, 갈 수 있게 됐고 하루는 지인의 집에서 잤다.


그 다음날도 지인과 통영까지 갔고 돌아와서는 호텔에 가서 운동을 했다.


그 후엔 다른 호텔로 옮겼고 혼자서 부산에 유명하다던 온천을 갔다. 혼자가서 바다가 보이는 탕 안에서 울었다.


속에 구멍이 뻥하고 뚫려 있었고 나는 눈물이 더 나지 않을때까지 울었던 것 같다.


그러고 돌아와 다음날 새벽에 기차를 타고 집에 왔다. 그 후론 더는 울지 않았다.


이 기억을 잘 되새기지 않는다. 너무 힘들었던 시기여서.


그러고선 꾸역꾸역 소개팅을 재개했다. 첫 소개팅은 전혀 아니었고 두번쨰 소개팅에 만난 사람과 어제 식장을 잡게 됐다.


이 남자와의 연애도 결코 순탄지 않았다.


10월부터 본격적으로 만나기 시작했지만 사실상 만나면 술만 먹었다. 적당히 마셨던 것도 아니고 많이 마셨다.


그 당시 내 상황이 불안정했고 그리고 그 이전 사람을 완전히 정리하지 못한 상태여서 그랬던 것 같다(핑계일뿐).


11월부터 조금 정리가 되었고 모양새가 갖추어졌으며 11월 중순~말부터 나는 내가 원하던 곳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12월, 1월을 지나면서 관계가 좀 더 안정화되긴 했다. 여행도 다녀왔다.


그리고 2월, 드디어 식장을 잡은 것이다.


나는 가끔 출근할때 프로포즈링을 끼고 간다. 그리고 머릿속으론 이것저것 생각한다.


이렇게 쉽게 될 일이었나? 약간 허탈하기도 하다. 그렇게 고생했는데.


가끔 예전에 이별했던 걸 생각하면 소름이 끼칠정도로 싫을 때가 있다.


누구였던 간에 이별은 힘든 일이었다. 비록 나는 그걸 감추기도 했었고 애써 외면하기도 했었기 때문이다.


이제 나는 곧 누군가와 평생을 함께 할 텐데.


이젠 또 집을 어떻게 구해야하나 걱정이 많은 남자친구.


나는 아직 아무런 생각이 없는 꼬마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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