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보다 더 힘들면, 난 어쩌란건지

by Minnesota

생각해보면 안 힘든 적은 없었다.


스무살 첫 남자친구와 사귀면서, 물론 행복했지만 그때도 힘들었고 이별은 더욱 힘들었다.


미국에서 한눈에 반했던 사람과 사귀면서 영화에나 나올법한 로맨틱한 연애를 했지만, 여전히 삶은 고됬다. 그 연애는 끝이 있는 연애여서.


미시시피 강에서 비 내리는 날 하염없이 울었다. 혼자였고 나를 찾는 사람들의 연락을 받지 않기 위해 핸드폰 전원은 꺼두었다.


돌아온 한국은 숨이 막혔다. 억지로라도 하고 싶은 무언가를 찾아내야했다.


23살, 기자가 되보자 싶어 학보사 영문기자를 시작했고 까페에 혼자 앉아 매주 하나의 기사를 쓰는 일은 힘들었지만 나름의 성취감을 주었다.


그것도 그뿐이었다. 24살, 언론사 정치부 인턴기자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끔찍했다. 불행했고 내 가치에 대해 끊임없는 의심이 들었다.


도망치듯 인턴을 끝내고선 학교에 돌아왔고 외로웠고 나의 전공은 대학원에 가지 않기로 마음 먹은 후로 나에게 아무런 가치가 없었다.


25살 얼떨결에 정출연에 입사했고 거지같았다.

일년을 채우고 나와 26살 4월 말에 스페인에 다녀온다.


26살 가을, 사회복지계의 삼성이란 곳에 입사한다.

역시 거지같았다. 거의 매일 칼퇴했지만 무의미했다.


한 번도 꿈꿔본적 없는 분야에 발 담고 하기 싫은 일을 하며 28살을 보내다 나왔다.


그리고 잠깐, 29살의 한 토막을 교직원 생활을 했고 그또한 형용할 수 없을 만치 거지같았다. 아무리 연금이 있어도 월급은 턱없이 적었고 그 좁은 조직에서 한평생 내가 있을 수 있을까. 자신이 없었다.


29살, 꾸역꾸역 이어오던 연애도 9월 추석 이후에 초라하게 마무리되었다. 매순간이 힘들었다.


그리고 지금, 멀쩡한 공기관에서 좋은 팀의 일원으로 근무중인데 덧없다.


매일 출근하기 싫고 매일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의욕은 찾아보기 어렵다.


사람들이랑 의미없는 대화를 하는것도 싫고 출근길에 마주하는 의미없는 사람들도 싫다.


좋은게 없다.


그런데 서른, 삼십대는 점점 더 힘들어질 거라고 누가 그러더라.


이렇게나 힘들었는데, 또 힘듬을 마주하라고 말하면


나는 눈을 감고 그대로 삶이 정지하길 바랄뿐이다.


우울하고 덧없고 허무한 이 삶을 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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