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야근을 했다.
우리팀엔 나 혼자였다.
집에 터덜터덜 걸어왔고 남편은 빨래 해놓고 저녁밥도 해놓았다.
된장찌개에 고기랑 두부랑 감자랑 버섯이 들어가 있었다. 맛있었다.
내가 없는 동안 오늘 죽은 햄스터의 집도 깨끗이 정리해 두었다.
밖에서 전쟁을 치르고 너덜너덜해진 몸과 정신으로 집에 귀환해서 먹은 밥은 다행이도 맛있었다.
이런 상태에서 먹는 밥 조차 맛이 없었더라면, 얼마나 서글플까.
머리가 아파서 약 한 알을 삼켰고 청소기를 돌렸다.
어차피 집이 작아서 청소기 돌리는덴 큰 시간이 소요되지 않는다.
하루동안 참 많은 일이 있고 감정을 소모하고 생각에 생각을 쌓아올린다.
이제는 정말 방전이다.
나는 햄스터를 그리워할 시간과 여유조차 없는 삶을 살아내고 있다.
역에서 내려서 걸어가는데 한 남자가 힘차게 걷는 것을 보고, 어떤 하루를 살았길래 저렇게 활기찬 발걸음으로 집에 갈까 궁금했다.
가는 곳이 집이 아닐수도 있겠다만.
그래도 나는 우리집에 저녁밥을 하는 남편이 있으니까, 아무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