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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스락 Feb 14. 2023

입을 털자

가벼운 수다로 행복해지는 나는 줌마

'똑딱' '똑딱' 똑같은 일상의 연속에서 시간이란 녀석은 나에게 특별함을 안겨주지 않는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불안해 오는 감정선을 느끼고 예민해져 가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육아휴직 막바지로 복직에 대한 부담감, 불안함으로 내 감정은 뒤죽박죽 혼란스럽다.

시간이란 녀석을 고무줄처럼 쭉쭉 늘려보고 싶다.


잠깐의 '쉼' 그 안에서 나는 굉장한 일탈을 꿈꾸고, 희망했는지 모른다.

나의 상상처럼 일탈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사람을 만났고 사람을 알아갔고 사람 때문에 행복했다.


복직을 준비하면서 사람을 멀리했고 아이들 학원 스케줄에 머리를 쥐어짜기 시작했다.

갑자기 슬픔이 밀려온다. 달콤한 휴직을 영원한 휴직으로 만들면 안 되는 건가?


그렇게 현실을 부인하고 타협하는 동안 감정은 쪼그라들고 있었다.


나의 달콤한 휴직을 함께 해줬던 사람을 만났다. 우연하게 만난 이 동네 동갑내기 아줌마 ^^

길에서 잠깐 이야기보따리를 풀기 시작했다.


복직 때문에 너무 머리가 아파, 너무 힘들어, 가슴이 철렁 거려, 숨이 턱턱 막혀, 우수수수 쏟아지는 내 감정들

그렇게 한참을 투덜거렸더니 속이 뻥 뚫린 것처럼 시원했다.

휴직을 통해 알게 된 나의 사람들, 나의 아줌마 동기들, 복직한다고 그들을 멀리 할 필요는 없었는데

입 한번 털었다고 며칠 동안 우울했던 마음이 가벼워졌다.


뒤돌아 가는 나에게 동갑내기 아줌마가 한 마디 한다. (지금은 둘도 없는 친구가 됐다)

"우리 내일 입 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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