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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스락 May 22. 2024

깔끔한 우리 집은 어디에~

라라크루 화요갑분 (장소, 공간, 위치, 건물)

눈을 감고 생각한다. 안방, 작은방, 거실 여기저기 쌓여 있는 잡동사니와 너저분한 옷들

눈 감으면 머릿속에 환영처럼 펼쳐진 깔끔하지 않은 우리 집. 내일은 퇴근 후 청소하리라 다짐하지만,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하지 않았든가 다짐했던 하루는 기억 속으로 사라지고 없다. 열심히 일한 당신 그냥 눈 한번 찔끔 감고 발로 쓱쓱 밀고, 최대한 눈에 띄지 않는 공간으로 차곡차곡 탑을 쌓아 가자.


엄마, 양말이 없어요. 엄마, 속옷이 없어요. 엄마 바지는?

여보 내 체육복 어디 있어? 아뿔싸 나는 오늘 무얼 입고 회사가지?

아침부터 갈매기 눈썹을 하고 어제의 나를 책망한다.


아침부터 아우성친다. 여기 저지 불량스럽게 자리 잡은 물건들이 치워주세요!! 버려주세요!! 제자리로 옮겨주세요!! 눈살을 찌푸린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하소연하는 것 같다.


도대체 너는 언제부터 거기 있었니?

형체를 알 수 없는 각 티슈는 정수기 뒤편으로 굴러떨어져 잔뜩 찌푸리고 있다. 물 마실 때마다 눈여겨보고 있지만 매일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다.


거실에 놓인 소파는 어느 순간 가방과 외투에 자리를 양보했고, 엉거주춤 나는 딱딱한 바닥에 잠시 몸을 맡겨본다. 어지러운 방 촘촘히 놓인 물건들은 어느 순간 주인 행세를 한다. 


공간 없이 빼곡히 쌓여 있는 옷들은 계절이 지났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리를 내어주지 않는다.

새 옷을 사 입고, 새 옷을 걸어두고 싶지만, 그러기 위해선 철 지나고, 낡은 옷을 정리해야 하지만 그것도 생각 속에서만 가능한 일이 되어 간다.


스트레스~~ 매일 반복되는 스트레스인데 정작 내 몸은 내비게이션처럼 갔던 길만 가고 했던 일만 반복한다.


쓱싹 밥을 하고 쓱싹 설거지하고 왔던 길 그대로 다시 돌아가 드러눕는다.


눈 감으면 계획적인 사람이 되어 아들 방 옷 정리를 하고, 제 역할을 못 하는 식탁 얼굴 위에 노란 후루지아 한 다발을 놓아둔다. 


오늘은 퇴근 후 큰맘 먹고 청소했다. 했다가 멈췄다. 그냥 주어진 대로 살기로 했다.


치워야 할 물건들 버려야 할 옷들, 그러나 오늘도 나는 쓱쓱 시야의 사각지대로 흠칫 넣어둔다.


말끔한 집을 깔끔한 집을 원하지만,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닌가 보다.

어수선한 집, 너저분한 집에 익숙해져 있는 나는 게으름뱅이 아! 스트레스~ 



한 줄 요약 : 밥은 밥통이 하고 청소는 청소기가 하고 빨래는 세탁기가 하는데 우리 집은 왜 맨날 지저분할까?



#라이트라이팅#라라크루#화요갑분#장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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